필자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에는 그 무시무시한 상어가 있다는데 무섭지 않냐, 위험하지 않냐'고. 필자는 '아니다'라고 바로 대답한다. 이와 관련해 전설적인 한 분이 있다. 격투기에 최배달 선생이 있다면 잠수계에는 '자끄 이브 꾸스또'라는 프랑스 사람이 있다. 스쿠버 장비를 에밀 까냥과 공동 발명하기도 했고 그래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이다. 스쿠버다이빙의 창시자인 꾸스또도 상어 연구를 하던 중 이런 일이 있었다. 지중해의 상어를 연구하던 중 더 많은 상어를 만나기 위해 홍해로 갔다. 첫날 영화 죠스에 나오는 거대한 백상아리를 만났다. 전설적인 물질꾼 프리데리끄 듀마와 물 속에서 백상아리를 만나자 허걱 오금이 저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상어가 되레 그들을 발견한 순간 놀라 똥 한 무더기를 싸더니 줄행랑을 놓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상어는 400여 종 중 30여 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상어가 백상아리와 뱀상어이다.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상어는 백상아리다. 상어에 희생되는 사람이 1년에 100명 정도인데 비해 지느러미를 얻기 위해 사람에게 희생되는 상어는 수백만 마리가 된다고 한다.
대부분 수영하는 사람과 서퍼들이 상어의 공격을 받는다고 한다. 물질꾼이 공격받는 경우는 1년에 한 건 정도. 대개는 해산물을 채취하는 직업 잠수부들인 경우가 많다. 필자도 종종 상어를 구경하러 다니는데 그런 날은 재수가 아주 좋은 날이다. 무섭거나 위험하지 않냐고? 물론 무섭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상어는 물속에 있는 사람은 잘 공격하지 않는다. 상어를 좀 가까이서 구경할라치면 상어는 대개 도망을 간다. 관광물질터의 상어들은 대개 화이트팁샤크 등 2, 3m급의 소형 상어들이다. 세계적으로 상어피딩관광이라는 게 있다. 전문 수중 가이드들이 물질관광객을 안전하게 물속 바닥에 정좌시키고 생선먹이통으로 수십 마리의 상어를 유인한 다음, 먹이를 광폭하게 뜯어먹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모두 연출해서 만든 쇼다. 주로 다큐 같은 프로그램에서 많이 나오는데, 가이드가 자기 팔을 상어에게 덥석 물려준다. 쇠로 된 철갑옷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물려도 안전하다.
앞서 소개한 꾸스또는 공기양껏내뱉기, 제2동초산염물에타기 등 상어 퇴치에 대해서도 많은 방법을 고안했다. 그 가운데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상어곤봉이라는 막대기를 쓰는 것이다. 1m 정도 되는 봉 끝에 못 세 개를 박아 상어가 공격해 오면 콧잔등을 세게 가격하는 것이다. 콧잔등은 상어의 급소. 상서는 콧잔등을 찍히면 혼비백산 달아난다. 요즘은 샤크포드라는 퇴치장비가 있기도 하다. 꾸스또는 물질꾼에게 더 위험한 것은 상어보다 성게라고 주장한다. 열대성게는 침이 길고(25~30cm) 독성이 있기 때문다.
상어는 강력한 포식자다. 상어는 강한 근육과 부드러운 뼈에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중구조의 옹니형 이빨이 있다. 수중사진가가 상어를 촬영하는데 상어가 공격해왔다. 급소인 콧잔등을 카메라로 가격했다. 급소를 맞은 상어가 카메라를 덥석 물었다. 순간 플래시가 터지며 사진이 찍혔다. 상어 이빨에 셔터가 끼여 사진이 찍힌 것. 흐릿하게 초점이 잘 맞지는 않았지만 사진에 사람이 분명 찍혔다. 상어가 수중사진가로 변신한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어에 희생된 사례가 두 건 있다. 모두 서해에서 발생하였다.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잠수와 관련한 사고는 두 건 있다. 필자는 '상어가 물질꾼에게 위험하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고경영(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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