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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고 향기롭게'…원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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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은 불가의 최대 명절이다. 사실 해마다 다가오는 불탄절(佛誕節)이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우선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에서 사용하는 불기(佛紀)는 부처님께서 일생을 마치고 열반에 드신 이후부터 계산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일생을 다른 측면에서 한 번 고찰해보자. 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기 가족과 돈, 명예, 음식, 애정, 주택, 직장, 옷 등 어느 것 하나 욕망으로 집착돼 있지 않는 것이 없다. 일생을 이렇게 집착으로 점철된 욕망 속에서만 살면서 허무하게 한 세상을 보낸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공수래'空手來) 그랬기 때문에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얻는 모든 물질들은 사회 공동체 속에서 생활하면서 사는 동안 이용하다가, 임종 때 사회로 환원하고 가야 할 물질들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인간이 태어나서 사회를 떠나 혼자 살지 않는 한,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통용되는 물질을 개인의 소유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평생을 마치고 갈 때 역시 아무것도 가져갈 수가 없다. 결국 빈손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죽을 때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공수거'空手去)

연꽃(蓮花'Lotus)은 진흙에서 자란다. 불교에서 진흙은 사바세계(娑婆世界'Sabha)를 뜻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추악한 진흙에 비유한 까닭은 우선 중생들이 집착(執着)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위주로 사는 배타적인 생각이 추악한 진흙에 비유되는 것이다.

이러한 진흙(중생세계) 속에 뿌리를 내려 자라는 연꽃은 다른 꽃과 달리 꽃과 씨가 동시에 생긴다. 이는 사람이 태어날 때 육신과 영혼이 같이 태어남에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 줄기와 뿌리는 텅 비어 있다. 이는 욕망을 떠나 마음을 비우고 살라는 의미다.

불교에서 연꽃은 사바세계에 태어나서 일생을 살아가는 중생에게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의 힘으로 어느 곳에서도 더러운 물이 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라는 의미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의 등을 '지혜의 등'이라고 한다.

이제 부처님 오신 날을 그저 하루 쉬어가는 공휴일로 가볍게 생각하기보다는 큰 지혜를 찾아가며 진정한 불자(佛子)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기를 기원해본다.

대구 평리동 진명사, 칠곡군 용주사 주지 원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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