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여는 효제상담뜨락] 미래 결혼학교에서 배워야 할 조절변수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일은 '다른 결과를 원한다' 하면서도 매번 지금까지 해오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인정받지도 못해 속상한 마음을 술로 풀며 밤을 지새우는 남편들이 있다. 그들의 소망은 항시라도 좋은 남편이라는 인정과 존경을 받는 일이다.

어찌 보면 다른 결과를 원하는 남편의 소망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다른 결과'를 바라면서도 하나같이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정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리가 만무하다. 오히려 부부간 불행감만 더 쌓인다.

그러던 그들이 부부상담을 하고 나서 다행히 더 많이 알게 된 것은 결혼생활의 결과물인 불행감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상대 배우자에게 지금과는 다르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코칭으로 새로운 역할의 기대감이라 할 수 있다. 너나 할 것 같이 그간 커오면서 경험한 대부분의 것은 학력신장을 위한 전문성 수련 과정에 몰입하는 일들이나 미래를 위한 진로 중심의 능력과 잠재력 발휘에 에너지를 두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었지만 남편 역할과 아내 역할이 미숙하고 부실하다 보니 자기들 기질과 성격대로 부딪치기만 한다. 그 결과, 양자의 부실한 능력만큼 부부 갈등의 요인이 성격 차이로 정점을 이룬다.

과거에는 부부갈등 요인을 '성격 차이'라 하는 것에 대해서는-부부갈등의 다른 요인을 말로 표현하기가 뭣해서 성격 차이라고 할 뿐-실제로는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실제 성격 차이로 말미암은 부부갈등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령, 부부가 깐깐하고 고지식해서 고집스럽다거나 또는 거칠고 공격적이어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성격 차이' 말이다.

그러나 이것들조차도 사실은 상대 배우자가 자기에게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라 '조절'이 되더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배우자의 '언어 사용의 변화' '배우자로서 맞는 행동과 태도의 기술' '배우자에게 가져야 할 기초적인 마음의 배려'에 대한 공부는 바로 이 조절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따라서 조절변수를 배우기 위한 '결혼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미애(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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