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매 극복 황혼 행복] <10·끝> 김관용 경북도지사 인터뷰

함께 어울려 두뇌 활동 치매 예방·진행 늦춘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치매 극복을 위해 이른바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치매 극복을 위해 이른바 '3勸'3禁'3行'(3근'3금'3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운동'식사'뇌운동을 부지런히 하고, 술'담배'뇌손상을 막으며, 치매조기발견'건강검진'소통강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지난 2013년 9월 열린 치매극복 선포식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 2013년 9월 열린 치매극복 선포식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 2009년 5월 새마을여인상 시상식에서 격려사를 하려던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시상식에 앞서 이날 대상 수상자인 당시 65세 권분희 씨의 파란만장한 삶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탓이다.

영상에는 평생 알코올 중독과 중풍에 시달리던 남편을 수발할 때나 떠나보낸 뒤에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어려운 이웃을 도운 권 씨의 사연이 담겨 있었다.

보다 더 김 지사의 마음을 울린 것은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모시는 권 씨의 모습. 김 지사 역시 5년간 치매로 고생하던 노모를 여읜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김 지사는 "어르신들이 내 손을 잡고는 '사람 대접받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나 가족들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지켜준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경북의 치매 현황과 지금까지 이뤄진 치매 극복 프로젝트의 성과, 향후 과제 등을 알아본다.

Q. 경북도가 치매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 도의 노인인구 비율은 17.1%나 된다. 노인인구만 46만 명이다. 전남에 이어 전국 시도 중에 2위다. 그중에 올해 6월 기준으로 치매환자가 4만4천 명이나 된다.

급속한 고령화로 2040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40.1%로 늘어나고, 치매환자는 12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치매는 노인들에게 있어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부양하는 가족, 나아가 사회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치매가족이 손자녀까지 포함하면 30만 명을 넘어선다. 부양 스트레스에다 경제적 부담까지 더해져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간병부담은 연간 2천30만원에 이른다는 통계결과도 나와있다. 암, 뇌졸중, 심장질환을 합한 비용보다 높은 셈이다.

Q. 경북도가 갖고 있는 치매 환자군의 특성은?

우리 도의 특성상 농촌지역 주민들은 따로 떨어져 산다. 가족'이웃과 그만큼 단절돼 있다는 뜻이다. 이런 홀몸노인이 12만5천 명으로, 전체 경북도 노인인구의 27.1%, 즉 10명 중 3명꼴에 해당된다. 이처럼 사회적 관계에서 고립되면 치매 위험이 2.9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민선 6기의 중점 공약으로 '치매 관리'를 채택했고, 반드시 지킬 생각이다.

Q. 이처럼 두려운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중점 시책은?

치매 예방이 중요하고, 일단 치매로 진단된다면 진행을 늦춰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예쁜 치매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초에 문을 열어 현재 271곳에서 운영 중인데, 4천48명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그저 경로당이 함께 모여 쉬는 곳이 아니라 '뇌기능 향상센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함께 어울려 미술'음악'신체활동 등을 하면서 보다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고 그런 과정을 통해 치매를 막고 진행을 늦추게 된다. 매주 한두 시간씩 이런 활동을 하면서 참여 노인들의 일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앞으로 더욱 확대할 생각이다.

Q. 치매 위험을 보다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찾아가는 치매검사'라는 슬로건 아래 치매검진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 치매검진사들을 '우리마을 건강파트너'로 삼기 위해 지난 3월부터 4천384명을 교육했다. 이들 중 534명이 적극 활동했는데, 이들의 활동시간이 무려 4천129시간에 달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치매 조기검진이 지난해 대비 40%나 늘어났다. 올해에만 19만 명이 조기검진을 받았다. 경북에 60세 이상 노인이 61만 명인데, 2015년까지 꾸준히 조기검진 대상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수용 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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