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특수…객실료 2배 불러도 예약 꽉 차는 모텔

노래방 당구대 스파 등 비치, 업소마다 펜션급 시설 경쟁

직장인 한민지(30) 씨는 고교 동창 3명과 새해맞이를 모텔에서 하기로 하고 31일 자로 대구 중구의 한 모텔을 예약했다. 이 모텔은 넓은 공간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파티룸이 있어 젊은이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 특히 이날은 방 잡기가 어려워 평소 19만원짜리인 파티룸을 27만원에 예약했다. 한 씨는 "시끄러운 술집 대신 조용한 방에서 친구들과 '우리만의 파티'를 보내고 싶다 "고 했다.

연말을 맞아 일부 모텔의 방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모텔이 젊은 층에서 파티 공간으로 인기몰이를 하는데다 '연말 특수'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모텔의 파티룸은 상종가를 치고 있다. 파티룸은 여러 명이 모여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시설로 8~15명이 들어갈 수 있다. 비용은 4인 기준으로 10만~20만원이며, 성수기엔 10만원 정도 추가된다. 노래방 시설뿐 아니라 스파, 실내 미니 수영장, 당구대, 빔프로젝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펜션처럼 야외 바비큐가 가능한 곳도 있다.

중구 A모텔은 객실마다 테마가 있고 시설 좋기로 소문나 지난달에 12월 24'31일 자 예약이 끝났다. 도심 모텔이나 대학가 모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구 B모텔 주인은 "요즘 모텔은 20, 30대가 생일 파티를 하고 성탄절과 연말에는 파자마 파티(주로 젊은 여성들이 파자마를 입고 밤새우면서 노는 것)를 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했다.

대구역 인근 C모텔 주인은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가 많은 12월에는 평소보다 숙박 요금이 1.5~2배 비싼데도 예약률은 2배 이상이 된다"며 "일반객실에서 추가요금을 내면 풍선 장식 등 이벤트가 가능한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정낙현 대한숙박업중앙회 대구시지회 사무처장은 "연말을 맞아 일반적으로 모텔이 호황을 누린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인테리어에만 최소 6억원 이상 투자한 모텔만 해당된다"며 "시설에 따라 연말특수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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