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남성들에게 가려져 있던 국채보상운동의 여성 주역인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실체와 명단이 밝혀져 대구여성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4일 대구 남일동을 중심으로 활약했던 7부인회의 실체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후 1907년 2월 23일 남일동에 거주하는 7명의 부인 이름으로 취지문을 발표하고, 전국에서 최초로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다.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로 알려져 있었으나 참가자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등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었다. 당시 은반지, 은장도 등을 기부해 직접적인 국채보상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금연 활동에 그쳤던 초기 국채보상운동을 실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108년 만에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전모와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한 7명 중 6명의 이름을 확인했다.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 참가 여성의 이름은 서채봉, 정경주, 김달준, 정말경, 최실경, 이덕수 등으로 이들 중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정경주 여사로 확인됐다. 정경주 여사는 국채보상운동에 앞장선 남편 서병규를 돕기 위해 며느리인 정말경, 최실경, 이덕수와 함께 직접 취지문을 작성하고 패물폐지부인회가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들은 이런 여성들의 역사를 찾기 위해 달성 서씨 학유공파 족보와 보철을 일일이 확인하고, 족보도서관을 뒤져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직계후손들을 찾고 산소까지 방문해 연락처를 남기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았던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실체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면서 "나머지 한 명인 '김수원 처 배씨' 의 이름을 밝혀내지 못해 아쉽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보가 있다면 이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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