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과 풍작의 문제점, 학교급식으로 풀자

경북의 올해 사과가 풍작을 이루면서 값은 내리고 생산량은 늘어 소비를 두고 농가는 물론 지자체가 고민에 빠졌다. 전국 제1의 생산지인 경북도의 올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 29만t보다 7%쯤 늘어난 31만2천t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송 등 일부에서는 25~30%나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다.

경북도의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 2009년 30만t 이후 최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기상 여건과 발달된 사과 기술 등 덕분이다. 경북 사과 생산량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24만~29만t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를 능가하고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쳐 판로 전망이 어둡다.

자연히 사과 시세는 덩달아 하락세다. '부사' 품종 사과의 본격 출하를 앞둔 청송에서는 가격 하락 폭이 20~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문경 등에서 나는 '양광' 품종은 지난해 10㎏ 한 박스 4만2천여원 하던 것이 현재 2만2천여원으로 절반 값에 팔리는 실정이다. 생산 농민들은 풍작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생산원가를 걱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지역 기관단체나 대도시 출향인 등을 상대로 판로 개척에 나섰다.

풍작의 사과 소비 진작과 농민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학교급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구경북의 학교급식 실시 학교는 대구 444개교, 경북 951개교에 이른다. 급식 학생 수만도 대구 32만 명과 경북 31만 명이다. 이들 학생이 주 1회 1개(300g)를 먹으면 1회 소비량은 189t이다. 15㎏ 상자로 1만2천600개에 해당된다. 한 달(5주)이면 945t, 즉 6만3천 상자에 이른다. 올해 초과 생산량 2만2천t의 4%로 소비 촉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에는 이미 전례가 있다. 2009년 생산량이 전년보다 3만t 많아 사상 처음 30만t을 넘었을 때다. 판로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도우려 대구경북교육청과 농협이 당시 학생 78만여 명 급식에 사과를 제공했다. 사과 급식은 급식 학생과 생산 농민, 지자체 모두에 도움된다. 아울러 이런 지역 생산 농산물의 급식 소비는 로컬푸드 운동에의 동참이자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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