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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맹의 시와함께]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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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선우(1970~)

그 풍경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신을 만들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다

가녀린 떨림들이 서로의 요람이 되었다

구해야 할 것은 모두 안에 있었다

뜨거운 심장을 구근으로 묻은 철골의 크레인

세상 모든 종교의 구도행은 아마도

맨 끝 회랑에 이르러 우리가 서로의 신이 되는 길

흔들리는 계절들의 성장을 나는 이렇게 읽었다

사랑합니다 그 길밖에

마른 옥수숫대 끝에 날개를 펴고 앉은 가벼운 한 주검을

그대의 손길이 쓰다듬고 간 후에 알았다

세상 모든 돈을 끌어 모으면

여기 이 잠자리 한 마리 만들어낼 수 있나요?(……)

세상을 유지하는 노동하는 몸과 탐욕한 자본의 폭력에 대해

마음의 오목하게 들어간 망명지에 대해 골몰하는 시간이다

사랑을 잃지 않겠습니다 그 길밖에

인생이란 것의 품위를 지켜갈 다른 방도가 없음을 압니다

가냘프지만 함께 우는 손들(……)

그 순간의 가녀린 입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처음과 같이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부분.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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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적으로 혁명이란 지금과는 다른 궤도로 넘어가는 운동이다. 그것은 '잉여노동의 제한, 육체노동과 지식 노동의 분할의 종언, 시민성과 국민성의 구별의 종언'을 내용으로 하는 현재의 무한한, 그러나 그 미래를 알 수 없는 운동이다. 시인은 그 무한한 혁명을 서로를 바라보는 서로에 대한 의지, 사랑으로 표현한다. 사랑의 길밖에 우리에겐 희망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사랑이란 함께 살고 있음, 나와 같은 그 누군가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에 바탕한다. 우리는 신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또한 신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해주지도 못한다. 신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인간에 대한 그리고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이다. 그리하여 인간들의 노동은 이 세상을 유지하는 그 존중의 힘이다.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이고 '혁명은 지금 여기 이렇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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