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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신라 英 출신 두 작가 전시회…28일(토)까지

알란 챨톤
알란 챨톤
레슬리 폭스크롭트
레슬리 폭스크롭트

영국 출신 작가 2명의 전시회가 같은 갤러리에서 열린다. 하나는 '회색 그림을 만드는 작가' 알란 챨톤의 'Triangle Paintings'전이고, 또 하나는 미니멀리즘 작가 레슬리 폭스크롭트전이다. 두 작가의 작품은 28일(토)까지 갤러리 신라에서 만날 수 있다.

'꾸밈없는' 회색 세계

◆알란 챨톤 'Triangle Paintings'전

알란 챨톤은 '꾸밈없음'을 주제로 40년 동안 한결같이 회색 그림만을 그려왔다. 챨톤은 작품의 구상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효과나 과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작업해왔다. 가장 평범하고 기초적인 물질로 구성된 그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정직함과 순수함, 고요함을 선사한다. 나무 틀을 짜고 캔버스를 만들고 물감을 칠하고 공간에 설치하는 이 모든 작업을 직접 한다.

"미술학교에 다니던 시절, 회색 풍경화를 그린 후 선생님으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면서 "제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즉 도심의 가치를 지닌 추상회화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969년 런던 캠버웰 미술학교를 졸업하면서 했던 회화의 방법론을 40년째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회색만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회색 안에 모든 색이 다 들어 있다"며 "표현력이 가장 적은 중성의 색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풍부한 뉘앙스와 고요함이 담긴 색이 바로 회색"이라고 설명했다.

챨톤은 4.5㎝ 두께의 각목으로 틀을 짠다. 4.5㎝를 단위로 캔버스의 비례와 캔버스 간의 간격이 결정된다. 형태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목재상에서 가장 흔한 게 5㎝짜리 각목이다. 그걸 대패질하고 다듬으면 4.5㎝ 형태로 된다. 4.5㎝의 배수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게 된 것도 그런 평범함에 대한 가치 때문이다."

천을 씌운 후에는 회색 단색으로 엷게, 천의 올이 보일 정도로만 칠한다. 물감의 터치와 두께는 또 하나의 표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색은 표현력이 가장 적은 중성의 색이다. 색이라기보다는 빛의 밝기를 표시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그는 "침묵이며 부재의 색이지만 풍부한 뉘앙스와 고요함이 회색의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40년간 수행자의 삶처럼 작품 활동을 해온 그의 작품 앞에 서면 단순함 가운데 미묘한 차이가 묘한 울림을 준다. 미묘한 차이가 주는 아름다움이 바로 그가 말한 '꾸밈없음의 미학'이다.

24세의 나이에 독일 뒤셀도르프 '콘라드 피셔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챨톤은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150회 넘게 개인전을 가졌다.

바닥·벽이 내 무대

◆미니멀리즘 조각가 레슬리 폭스크롭트전

조각가이자 설치작가인 레슬리 폭스크롭트는 일상적 소재인 중밀도 섬유판(MDF)과 카드보드지를 다양하게 접고, 자르고, 누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벽면과 바닥을 연결하는 2차원적인 조각을 만든다.

그녀는 MDF 작업을 통해 순수하고 섬세한 형태로 예리하게 재료를 다루고 이를 통해 절제되고 정제된 작품을 탄생시킨다. 작품은 설치된 바닥과 벽면까지 확대돼, 파괴된 건축학적인 구조적 요소의 느낌을 풍기면서 조각으로서의 영속적인 힘을 보여준다. 특히 섬세하게 다듬어진 종이 작업과 과감하고 심플하게 사용된 MDF 작업을 통해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폭스크롭트의 대표작품인 2015년 신작 10여 점을 선보인다. 053) 427-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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