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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필경의 에세이 산책] 베트남 어머니의 평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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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은 1인당 소득이 150배, 인구가 8배가 되는 미국과 싸웠다. 악조건 속에서 미군과 싸우기 위해 남쪽 전선으로 내려간 북베트남군의 생존율은 10%도 안 되었다. 남베트남 여성들도 베트콩에 가담하여 남성 못지않게 전투를 했다.

'반레'는 시인, 소설가, 영화감독을 겸한 베트남 문인으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1966년, 반레는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17세에 어머니 몰래 입대를 자원했다. 입대 날 아침, 입대 사실을 모른다고 여겼던 어머니께서 평소와 달리 푸짐한 밥상을 차렸다.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밥 먹는 아들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조용히 당부했다.

"아들아, 총을 들고 네가 전쟁터에 섰을 때, 총구 너머에 있는 사람은 바로 적이란다. 하지만 총을 거두게 되면 적군도 아군도 없게 되지. 그저 사람이 있을 뿐이란다."

베트남에는 '어머니 영웅'이 있다. 전쟁에서 수없이 많은 어머니가 자식을 잃었다. 나라에서 자식 3명 이상 잃은 어머니에게 영웅 칭호와 함께 후사금과 수당을 준다. 다음은 베트남에서 베트남 현대사 박사 학위를 딴 구수정 선생의 이야기다.

"제가 만났던 어머니 영웅 이야기다. 베트콩 취재를 다니다가 푸옌 성의 여성 베트콩을 만나러 갔다. 그 마을의 주석이 '여기 어머니 영웅이 계신다. 자식 13명 모두 잃은 어머니 영웅이 계신다"고 했다. 이분 집은 아주 산골짝이어서 어렵게 찾아갔으나 계시지 않아 한참 집에서 기다렸다. 해 질 무렵 그 어머니가 오셨다. 어딜 갔다 오셨냐고 물으니 미군 유골을 찾다 오는 길이라 하셨다. 굽은 허리에 걸음 옮기기도 불편한 할머니였다. 보통 미군 비행기나 헬기는 밀림 깊숙한 곳에 추락했다. 왜냐하면 헬기나 비행기는 보통 베트콩들이 총을 쏴서 떨어뜨리는데 밀림에서 추락 지점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베트콩밖에 없다.

"할머니! 아이 열셋이나 잃었는데 프랑스군과 싸우다 죽었어요? 아니면 미군과 싸우다가 죽었어요?"라고 여쭈어보니 모두 미군과 싸우다 죽었다고 하셨다. "미군과 싸우다가 죽었는데 할머니는 미군이 밉지 않아요? 어떻게 젊은 사람도 아니고 구순 할머니가 미군 유골을 찾으러 다니세요?" "내 아이 열셋 중에서 일곱의 시신을 찾지 못했어. 내 아이는 그래도 우리 땅 어디엔가 묻혀 있지만, 미국 엄마의 마음은 오죽하겠어? 베트남이 어디에 있는지, 그 멀리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르는 미국 엄마의 마음은 어떻겠어? 그 생각을 하면 내가 미군 유골을 찾아 주지 않을 수 없다니까."

베트남에는 '전쟁은 남성의 힘으로 시작했지만 전쟁을 끝낸 것은 여성의 힘이었다'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엄마의 마음은 평화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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