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로 작업자 덮친 KTX…2명 사망,원인은?

철도 선로를 점검하던 작업자 2명이 KTX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 철도 안전사고에 비상이 걸렸다.

코레일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6분쯤 대구 동구 효목동 경부선 선로에서 점검 작업 중이던 코레일 소속 근로자 A(35) 씨와 B(51) 씨가 고모역을 통과해 서울로 향하던 KTX 136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A씨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숨졌고,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두 사람은 경주고속철도시설사무소 산하 고모시설사업소 소속 코레일 직원이었고, 사고 당시 열차는 시속 100㎞ 안팎으로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선로 작업자들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사고 원인 규명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로에서 작업자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 코레일 측은 대부분 작업자의 안전수칙 불이행을 원인으로 보고 있어 후속 예방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공항철도에서 선로 작업을 하던 근로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조사 결과 이 역시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불이행으로 결론났다. 열차 운행이 끝난 뒤에 선로 작업을 해야 하지만 근로자들이 작업 시간을 앞당겨 선로에 진입한데다 야광 반사판 옷을 착용하지 않는 등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생존 근로자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근로자를 고용한 하청업체와 공항철도 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공방이 일기도 했다.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도 작업자의 안전 수칙 미준수 외에 기관사의 실수, 코레일 자체 문제 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관사가 관제실로부터 작업에 관한 통보를 받고도 운행을 조정하지 않았거나 신호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기관사가 작업자들을 발견하고 급정거를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사고 당시 시야 확보가 잘 되는 대낮이었고, 당시 속도가 100㎞/h 안팎으로 그리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업 시간과 열차운행 시각표를 혼동했거나 관제실에서 작업자나 기관사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등 코레일 자체 업무상 문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KTX는 일반 열차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빠르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적으로 하는 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켰는지, 작업자에 대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해 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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