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가채점 결과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돼 대부분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어 B형과 사회탐구 영역만 지난해보다 쉽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달리 시험이 까다로워지면서 최상위권과 상위권 사이에 변별력이 확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예상 합격선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냉정히 분석한 뒤 남은 기간 입시 전략을 세밀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연계열 합격선 다소 하락 예상
이번 시험이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려웠지만 국어 B형과 사회탐구 영역은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문계열 수험생보다 자연계열 수험생에게 미치는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인 의예과의 합격선도 지난해보다 조금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의예과 합격 가능 점수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 영역 등 4개 영역의 총점(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이 390점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인 서울대 경영대학은 지원 가능 점수가 390점 내외일 전망이다. 이는 서울의 대형 입시 업체인 대성학원, 종로학원하늘교육, 진학사,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등이 수능시험 직후 가채점 결과와 지원 희망 대학의 자료를 수합한 뒤 분석한 결과다. 대구 송원학원과 대구 진학 담당 교사들이 모인 대구시진학지도협의회(이하 대구진협)도 각 대학의 예상 합격선을 내놨다.
이들 서울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과의 예상 합격선은 392~394점 수준이다. 연세대 의예과는 391∼393점, 고려대 의과대는 388∼390점이 합격선으로 추정됐다. 성균관대 의예과는 390∼392점, 한양대 의예과 387점, 경희대 의예과 387∼389점이 합격선으로 예상됐다.
송원학원은 서울대 의예와 연세대 의예의 예상 합격선이 392점 이상이고, 성균관대 의예 경우 390점 이상이면 지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대 의예, 고려대 의과대학은 388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고 한양대 의예, 중앙대 의학부, 경희대 의예는 382점 이상을 합격선으로 제시했다.
대구경북 대학의 의예과에 지원하려면 378점 이상 받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대 의예의 예상 합격선은 송원학원과 대구진협 모두 382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구진협 경우 영남대 의예와 계명대 의예의 합격선을 경북대 의예와 같이 본 반면 송원학원은 이들 학과의 합격선이 378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가톨릭대 의예의 예상 합격선은 두 곳 모두 378점이라고 추정했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인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하려면 391~393점 이상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성학원은 392점, 메가스터디 391점, 종로학원하늘교육'이투스청솔'진학사는 393점을 예상 합격선이라고 밝혔다. 송원학원과 대구진협이 제시한 서울대 경영대의 예상 합격선은 389점, 392점이다.
서울 입시 업체들의 예상 합격선 평균을 따졌을 때 경영대 합격선은 연세대 389~392점, 고려대 385~391점, 성균관대
384~388점, 서강대 378~387점, 중앙대 374~375점 등이다. 송원학원이 예상한 합격선은 연세대 경영과 고려대 경영이 386점(대구진협은 388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383점(385점), 서강대 경영과 한양대 파이낸스경영 379점(385점)이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이번 수능시험이 어려워지면서 예상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다소 내려갔다고 했다. 차 실장은 "인문계열 경우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수학 A형, 자연계열은 과학탐구 영역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학별 수능시험 성적 반영 영역과 비율을 꼼꼼히 따져 어느 곳에 지원하는 것이 더 유리한지 판단한 뒤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대구 자연계열 상위권 축소
이번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점수가 인문계열 수험생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 일반계고 수험생들의 가채점 성적 또한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5일 대구진협은 2016학년도 수능시험에 응시한 대구 일반계고 수험생 2만3천186명의 가채점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영역별 만점자(원점수 기준) 숫자와 비율을 따졌을 때 이번 시험 국어 A형에선 0.69%인 77명이 만점을 받았다. 전년도보다 만점자 비율은 0.69%포인트 줄었다. 이번 수능시험에선 지난해 어려웠던 국어 B형이 쉬웠다는 평가가 많다. 대구진협의 가채점 성적 분석 결과에서도 이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 B형은 응시 총원 1만1천85명 가운데 0.27%인 30명이 만점을 받았다. 전년도에 7명(0.06%)만 만점을 받은 것에 비하면 만점자 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만점자가 쏟아져 나왔던 수학 영역은 올해 A, B형 모두 좀 더 어렵게 출제되면서 만점자 비율이 하락했다. 지난해 수학 A, B형의 만점자 비율은 1.97%(330명), 3.55%(220명).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수학 A형은 응시 총원 1만5천665명 가운데 0.28%인 44명, 수학 B형은 6천66명 중 1.12%인 68명만 만점을 받았다.
영어 영역 또한 지난해 만점자가 양산됐던 분야. 하지만 올해는 영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과 숫자 모두 대폭 감소했다. 작년 만점자 비율과 숫자는 3.25%, 766명이었으나 이번 시험에선 0.52%인 116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과 탐구 영역(상위 2개 과목 합)의 가채점 성적을 합산(원점수 400점 기준)한 결과를 살펴봐도 이번 시험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자연계열에서 390점 이상 받은 수험생은 141명이었는데 이번에는 34명으로 4배 이상 줄었다. 반면 인문계열 경우 390점 이상 받은 수험생 수가 지난해 44명, 올해 45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380점 이상으로 기준을 넓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년도에는 자연계열 수험생 중 380점 이상인 경우가 398명이었으나 이번에는 150명에 그쳤다. 반면 인문계열 경우 380점 이상인 수험생이 지난해 250명이었는데 올해는 27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진협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수능시험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데 가채점 성적 분석 결과 인문계열 상위권 수험생보다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미친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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