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트랩/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지음/ 권성희 옮김/ 청림출판 펴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달러는 10년을 주기로 몰락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사건들을 겪었다. 그때마다 전문가들은 어김없이 달러가 곧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퍼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머지않은 어느 순간에 달러가 대표적인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다른 통화에 내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더했다. 당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험하다는 주장은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어 보였다.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갔던 미국 금융 시스템과 효율적인 정책 결정을 가로막는 미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 중국의 위안화 같은 신흥국 경쟁 통화 등의 부상으로 달러가 주요한 준비통화의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관측은 힘을 얻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달러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강해졌다. 세계적인 환율 전문가이자 미국 오바마정부 최고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코넬대학 교수는 금융위기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제 통화 시스템, 미국의 정책들이 역설적이게도 달러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달러 중심의 시스템이 왜 무너지지 않는지, 왜 사람들이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원하는지를 보여준다. 대규모 금융자본이 미국 국채를 포함한 달러화 자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달러화 붕괴를 피하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를 갖는다. 역설적으로 달러 중심의 균형이 깨지면 파괴적인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달러 중심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안전한 자산의 보호막으로 달러를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달러 트랩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560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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