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의원 세비를 슬그머니 올리려다 여론의 질책이 쏟아지자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에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는 세비 가운데 공무원의 기본급에 해당하는 일반수당 3.0% 인상안을 의결해 예결특위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세비 인상에 대한 언급이나 토론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세비 인상은 정부가 제출한 전체 공무원 보수 인상안에 포함되어 있다. 결국 여야는 공무원 인건비 인상 3% 안에 편승해 세비를 올리려다 언론에 '발각'되자 부랴부랴 동결도 아닌 인상분 반납으로 면피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야 운영위원들은 한결같이 세비 인상을 몰랐다고 발뺌한다. 예산안 심사 자료에는 국회의원 세비 항목이 별도로 나와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영위의 공무원 보수 인상 논의 과정에서 다수 의원이 국회 인턴직과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공무원 일반수당 3% 인상안을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그런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이다.
19대 국회에서 세비 인상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세비를 올리려 했지만, 국회 파행 등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무산됐었다. 자업자득이다. 정쟁에만 몰두한 채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는 19대 국회는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국민은 왜 국회의원이 연간 1억4천여만원이나 되는 고액 보수를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
이런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여야는 12대 대선을 앞두고 세비의 대폭 삭감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 일반수당을 30% 삭감하고, 특별활동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처리에 동의했지만 3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생산성이 세계 꼴찌 수준임은 이미 확인됐다. 일할 의욕도, 능력도 없는데 1억원이 훨씬 넘는 연봉을 받는 것은 세금 도둑질과 같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