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컬러풀대구페스티벌(이하 컬러풀축제)이 5월 7일과 8일 대구 국채보상로에서 열린다. 지난해 파행과 논란이 계속됐던 컬러풀축제가 새롭게 진용을 꾸려 제 모습을 찾아가는 첫 단추를 채우고 시민들 앞에 선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올해 축제가 기존 중앙로~반월당네거리 구간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아닌, 대구의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인 국채보상로에서 열릴 수 있었던 데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지난해 5월 권 시장은 일본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을 방문하고는 엄청난 퍼레이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은 우리로 따지면 달구벌대로쯤 되는 히로시마의 6차로 메인 도로를 모두 통제한 채 87개 팀 9천여 명의 인원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사흘간 계속됐다. 전체 인구가 118만 명인 도시에 무려 180만 명이 몰려드는 이 축제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한 권 시장이 "우리라고 못할 것이 없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올해 처음으로 서성네거리에서 종각네거리 2㎞ 구간, 너비 18m의 국채보상로를 막고 흥겨운 한판 놀이를 벌이게 된 것이다. 특히 축제 장소가 되는 국채보상로는 나라가 위기일 때 나랏빚을 갚아 국권을 회복하자는 국채보상운동과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민주운동 등 대구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는 길이란 의미까지 더해져 더욱 뜻깊다.
사실 컬러풀축제는 2012년부터 시민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중심이 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로 예정돼 있던 컬러풀축제의 기간이 5월로 갑작스레 앞당겨지면서 축제의 내용 또한 상당히 바뀌고 말았다. 여기에는 몇몇 전 대구시 문화행정 관계자들과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들의 입김이 작용됐다. 이들은 컬러풀퍼레이드의 규모와 예산을 줄여, 몇 년째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던 컬러풀퍼레이드를 명맥이 끊어질 뻔한 위기로 내몬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생활예술동호인 단체를 대거 참가시키고 이권에 개입하는 등 난맥상을 만들어냈다. 이런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자 급기야 지난해 11월 대구시의회에서 이재화 의원(문화복지위원장)이 2015 컬러풀축제 외부 기획위원들이 행사 감독을 나눠 맡거나 프로그램 용역을 받는 등 이권 개입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대구시 감사 결과 이런 주장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 컬러풀축제는 수술대에 올랐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수술을 거쳐 올해 축제는 권 시장과 문화계 관계자들의 의지로 다시 예전처럼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컬러풀축제조직위원회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하고, 감독 선임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의 공정성을 기했다. 여기에다 퍼레이드 장소를 보다 넓은 곳으로 이전하고, 총상금도 1억3천만원으로 늘려 잡으면서 일본과 중국 등 해외팀을 비롯해 지역 해외 교민회, 달빛동맹을 맺은 광주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40개 팀 7천300명이 참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더욱이 대구 시민의 화합과 도전정신을 상징하기 위해 올해는 시민 2만5천 명이 참가하는 분필아트도 규모를 키워 기네스 신기록에 도전한다. 분필아트는 퍼레이드와 달리 대구 시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더욱 반갑다.
컬러풀축제는 1981년 대구의 직할시 승격을 기념해 열린 달구벌축제를 시작으로 35년간 이어지고 있는 우리의 놀이판이다. 이것을 키워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흥미로운 축제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자발적인 교통 통제 협조와 함께, 남의 축제가 아닌 '나의 축제'로 함께하려는 시민들의 의지가 더해진다면 컬러풀축제가 10년 후 혹은 20년 후 브라질 리우 카니발처럼 전 세계인들이 모여드는 훌륭한 거리 축제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를 일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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