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김해공항가덕이전시민추진단'(가덕시민추진단)과 김도읍, 김세연, 조경태 등 부산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공개로 면담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을 위한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이런 만남은 '가덕도 신공항'을 고집하는 부산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듣기만 했다"고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듣는 것'만으로도 오해를 살 수 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에 대한 정부와 청와대의 방침은 확고하다. 일절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가덕시민추진단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단체와 부산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 원내대표를 찾아간 것부터가 잘못이다. 객관적 입장을 고수해야 할 여당 원내대표를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에 '정치적'으로 끌어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를 면담한 이유에 대해 김세연 의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용역의 투명성, 객관성 준수를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런 이유라면 청와대와 정부를 찾아갔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정 원내대표는 면담 요구를 거부했어야 옳다. 현 시점에서 특정 지역 단체와 국회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여당 원내대표가 할 일이 아니다. 정 원내대표는 "부산지역에서 많은 분이 올라오셨고, 부산지역 의원들이 꼭 면담을 해줘야 한다는 요청이 강하게 있었다"며 면담 이유를 설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입지 선정을 놓고 유치 희망 지역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별 뜻 없는 행동도 '잘못된 신호'를 주기 쉽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여론 청취를 위해 많은 사람과 만나야 하는 여당 원내대표로서 부산 지역 단체의 면담 요구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만나되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관련 지역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만났어야 했다. 김 의원이 설명한 면담 목적이라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면담 신청 당사자들이 비공개로 하자고 해도 정 원내대표는 공개를 고집했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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