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영천시장의 인척이 영천시 공무원으로부터 인사 청탁 중개를 부탁받은 대가로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시장의 인척에겐 제3자 뇌물 취득 혐의가 적용됐다. 경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수개월에 걸쳐 영천시의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한 끝에 내놓은 결과다.
경찰이 파악한 뇌물 고리는 추악하기 이를 데 없다. 2014년 11월 영천시의 한 6급 공무원은 업무상 알게 된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에게 "승진하는 데 필요하다"며 수천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그리곤 이를 쇼핑백에 담아 김 시장의 인척에게 전달했다. 돈을 건넨 공무원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공무원이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인사권자인 시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에게 돈을 건네고 승진한 매관매직의 전형이다.
이 공무원은 이달 초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시장의 인척은 돈을 받았다면서도 '인사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돈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사 청탁 사실은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현금을 받은 인척이 실제 행동에 나섰는지, 받은 돈이 어디로 흘러들었는지를 계속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에도 시공사로부터 뇌물 4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영천시 소속 6급 공무원을 구속하고 이 중 일부를 전달받은 4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잇따른 뇌물 수수 사건은 영천 지역 공직사회가 뿌리부터 썩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영천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속속들이 파헤쳐 영천이 부패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까지 나오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승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해 억울하게 승진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뇌물을 받는 공무원이 생기면 그렇지 않은 다수의 선량한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일부 공무원의 부정과 비리를 찾아내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잇단 뇌물수수로 영천시는 자정 능력을 상실해 보인다. 경찰이 나서더라도 끝까지 부패를 파헤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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