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준석 작가 'ㅅㅜㅍ'전

'숲' 글자를 입체조형으로 표현

숨을 불어 목탄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는 장준석 작가.
숨을 불어 목탄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는 장준석 작가.

장준석 작가는 '꽃'이라는 글자를 입체 조형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그는 꽃이라고 새겨진 조그마한 플라스틱 조각을 무수히 준비해 그 낱개를 줄과 칸을 지어 평면 위에 붙여 작업을 완성해왔다. 장 작가는 또 스테인리스와 같은 금속재료를 가지고 커다란 입체 조각도 선보여 왔다.

갤러리 분도에서 'Image sculpture:ㅅㅜㅍ'이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꽃 글자 대신 '숲'이라는 글자를 전면에 내세운다. 전반적인 작업 과정과 원리는 전작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꽃' 연작에서 한 걸음 더 내디딘 작가의 인식을 보여준다. 꽃 연작과 마찬가지로 숲 연작은 뜻을 통하게 하는 상징체계 가운데 주요 수단인 문자에 주목한다. '숲'이라는 글자는 마찰음 ㅅ, 원순모음 ㅜ, 파열음 ㅍ으로 이뤄진 음운문자다. 하나의 기호이자 상징인 문자는 그것이 가지는 저마다의 도형적인 특성과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장 작가는 그러한 미의 체계를 자신과 사회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갤러리 1, 2, 3층 전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설치의 범주에서 오브제로 사용된 푸른 잔디 바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부조와 회화 작업이 결합된 평면 작품들, 새롭게 선보이는 입체 조각 금속 조소 작품을 전시 공간에 배치했다. 장 작가는 그곳에 빛과 색을 결합한 미디어아트를 추가함으로써 동시대 미술이 간혹 놓치는 아름다움과 개념의 통합체를 전시 이벤트 속에 실현시켰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숲'은 그 의미가 이미 품고 있는 기능들, 즉 휴식과 생명, 치유를 상징한다"며 "예술 또한 그와 같은 순기능을 가지는데 숲과 예술을 잇는 장준석 작가만의 고리가 있다. 그것은 '호흡'"이라고 설명했다. 6월 10일(토)까지.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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