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B-1B 폭격기 2대 한반도 상공 출동

30여시간 만에 무력시위만, 괌에서 서해 덕적도까지 날아 실사격 훈련없이 비행 복귀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2대가 30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에 대응해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30일 공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B-1B 2대는 제주 남방 해상을 통해 동해, 경기 오산 상공에 진입한 다음 서해 덕적도 상공 쪽으로 빠져나갔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28일 오후 11시 41분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지 30여 시간 만에 다량의 폭탄을 투할 수 있는 B-1B 2대를 전격 출격시켰다. B-1B는 이번 출격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지 않고 대북 무력시위 비행만 한 후에 복귀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B-1B 출동은 한반도 유사시 즉각 출동해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시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미 공군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반도 상공에 B-1B 2대를 전개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B-1B 비행이 지난 4일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와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북한은 지역 안정에 가장 시급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외교적 노력이 최우선이 되겠지만,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수립하면서 우리 동맹국과 함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책임이 있다. 신속하고 치명적이며 압도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들 B-1B는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최대 탑재량이 같은 전략폭격기인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에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에는 27t에 달하는 대량의 폭탄을 실어 한 번의 출격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전쟁지휘부 시설 등에 투하해 무력화시킬 수 있다.

2천파운드(907㎏)급 MK-84 폭탄 24발, 500파운드(227㎏)급 MK-82 폭탄 84발, 2천파운드급 GBU-31 유도폭탄 24발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핵폭탄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고속으로 적 전투기를 따돌리고 폭탄을 투하하는 데 최적화된 폭격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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