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 아니고 티볼, 학업 스트레스 날려요"

경북여고 티볼팀 '팔방미인'

경북여고 티볼팀은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에 티볼을 즐기고 있다. 11월 전국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동석 기자
경북여고 티볼팀은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에 티볼을 즐기고 있다. 11월 전국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동석 기자

티볼(teeball)이 학교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티볼은 스스로 공을 치고, 던지고, 잡는 동작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다. 야구와 달리 부상 위험이 없는 안전한 경기로 학생들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티볼은 10명이 뛰면서 팀원이 모두 힘을 모아야 점수를 올릴 수 있다. 학생들에게 협동심을 길러 주고 인성 발달에도 좋다. 대구에는 학교 스포츠클럽으로 티볼팀을 운영하는 학교가 초'중'고 100여 개교에 이른다. 여고팀은 경북여고, 원화여고, 혜화여고, 성산고 등 4곳이다. 경북여고는 대구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11월 대구에서 개최되는 교육부장관배 전국 학교 스포츠클럽 티볼대회에 대구 대표로 출전한다. 경북여고 티볼팀 '팔방미인'의 유쾌한 활동을 소개한다.

◆11월 대구 전국대회 준비 구슬땀

파란 가을 하늘이 높게 느껴지는 경북여고의 잔디 운동장. 오전 수업이 끝난 낮 12시 30분 체육복을 입은 학생 20여 명이 운동장에 우르르 모여든다. 둥근 원을 만든 후 "하나 둘, 하나 둘" 주장의 구호에 맞춰 몸풀기 스트레칭을 한다. 곧이어 2명씩 짝을 지어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 연습에 들어간다. 서로 공을 던치며 잘 받으면 "나이스"라고 칭찬을 한다. 이번에는 플라이볼을 잡는 훈련을 한다. 감독이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높이 띄워 주면 학생들은 글러브로 안전하게 볼 캐치를 한다. 감독이 볼을 멀리, 가까이 쳐주며 수비수들의 볼 잡는 능력을 키워준다. 연습은 30분가량 하고 나서야 멈췄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훈련을 마치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글러브와 배트를 모아 창고에 넣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경북여고 티볼팀이 전국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열중이다. 티볼팀은 화'목요일 점심시간에는 캐치볼 위주로 연습을 한다. 공의 전달 길이가 더 늘어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수요일 8'9교시에는 연습 경기처럼 훈련을 진행한다. 수비, 타격 전술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타격 잘하는 선수가 타격하면 수비수가 공을 받는다.

◆타격'수비력 쟁쟁…학업성적도 쑥

경북여고는 학교 스포츠클럽으로 티볼을 포함해 배드민턴, 탁구, 피구, 댄스, 킨볼 등 6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여고는 2015년 2학년 1학기 체육 교과과정에 티볼이 포함되면서 티볼과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에는 주 1회 1시간 수업을 하다 올해부터 주 2회 2시간으로 늘었다. 티볼 체육수업이 계기가 되어 학생들의 요청으로 2016년 4월 티볼팀이 결성됐다. 이내은(49) 체육교사가 감독을 맡고 1'2학년 학생 24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민정(2년)은 타격, 수비 기량이 가장 뛰어나고 대회에 나가면 홈런을 가끔 친다. 타격이 좋은 박혜영(2년)은 1번 타자로 발이 매우 빠르다. 내야수 권현혜(1년)와 외야수 유경희(1년)는 수비 실력이 뛰어나다. 티볼팀에는 학급실장, 부실장 등 학생회 간부 4명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박혜영이 파이팅을 잘 외쳐 팀 단합에 일조하는 분위기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클럽활동은 화'수'목요일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에 운동장에 나와 티볼을 즐긴다. 시험 기간에는 1주일가량 쉰다. 학생들은 "티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협동심과 배려심이 길렀다"며 "체력이 좋아지면서 학업성적이 오르고 교우관계도 좋아졌다"고 했다.

◆창단 2년 동안 대구 최고 팀 자랑

티볼 창단 후 여학생들은 캐치볼을 가장 어려워했다. 처음 글러브를 낀 학생들은 티볼 공이 커서 잡기가 쉽지 않았다. 또 던진 공을 못 잡아 공을 빠뜨리기 일쑤였다. 캐치볼 연습에 집중하면서 공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타격, 수비 기술도 점차 익혀나갔다. 학생들은 점심시간까지 쪼개가며 연습에 매진했다. 이런 열정으로 창단 2년 동안 대구지역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팀으로 우뚝 서게 됐다. 지난해에는 대구시교육감배 학교 스포츠클럽 티볼대회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도 교육감배 대회 우승(2연패)을 비롯해 달서구협회장배 여고부 티볼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전국대회에서는 지난해 경기도 가평에서 진행된 교육부장관배 전국 학교 스포츠클럽 티볼대회 8강까지 올랐다. 경북여고 티볼팀은 올해는 대구에서 전국대회가 열리는 만큼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북여고는 티볼팀을 위해 배트, 공, 글러브 등 용구 구입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회 출전 때는 팀에 80만원씩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교장, 교직원들이 직접 나서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내은 감독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등 학생들의 협동정신이 뛰어나다"며 "학교생활이 더욱 알차도록 체력증진과 학업능력 향상에 클럽활동의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경북여고 티볼팀 선수단

감독: 이내은

본루수: 이승은(2년), 김채림(1년)

내야수: 김민정(2년), 박혜영(2년), 정수민(2년), 박소현(2년), 이채린(2년), 배단비(2년), 권현혜(1년), 진현아(1년), 조해원(1년), 김다빈(1년), 이다슬(1년)

외야수: 김령은(2년), 이혜인(2년), 김하은(2년), 문유아(2년), 김윤정(2년), 정은솔(1년), 이언주(1년), 홍유림(1년), 이세진(1년), 안서영(1년), 유경희(1년)

# "1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티볼을 시작했다. 사교성과 체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다 보니 학업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다. 나른한 점심시간 티볼을 하니 잠이 확 달아났다. 공부에 도움이 되어 학업성적이 쑥쑥 올라 기분이 좋다."

-정수민(2년) 양

#"처음에는 운동을 하고 싶어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스포츠클럽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체력이 많이 올랐다. 2학년 때는 지구력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잠이 많았었는데 티볼을 함으로써 정신이 맑아져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승은(2년) 양

# "1학년 때에는 운동하고 나면 지치기도 했는데 점차 체력이 늘어났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교우관계도 원만해졌다. 친구들과 성적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주장으로서 실수에 대해 비판보다 위로를 하면서 즐거운 클럽활동을 이끌 것이다."

-김민정(2년) 양

TIp

티볼(Tee Ball)=티볼은 야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투수 없이 배팅 티(Tee)에 공을 올려놓고 치고 달려 득잠을 겨루는 스포츠다. 보통 타자는 10명으로 구성하고 모든 타자가 한 번씩 타격 기회를 가진 뒤 공수 교대를 하는 전원 타격제가 일반적이다. 또 슬라이딩, 번트, 도루 등은 허용되지 않으며 배트는 플라스틱, 공은 우레탄으로 만들어 안전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1980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보급됐다는 설과 1988년 국제야구협회와 국제소프트볼연맹이 중심이 되어 고안됐다는 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997년에 도입돼 초중고 학교 스포츠클럽에 많이 보급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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