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기 문화 여전한 간호학과 "밝은 염색·모자 금지"

SNS에 '신입생 학과 규칙' 공지, 행사 참여 강제 등 인권침해 논란

대구경북 대학가에서 이른바 '군기 잡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6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구경북 지역 한 대학 간호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행사 참여를 강제하고 복장 규정을 강요하는 등 선배들의 군기 잡기가 횡행하고 있다는 익명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선배들이 인사 방법과 입지 말아야할 복장, 명찰 착용 등의 규정을 공지하고, 신입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낼 수조차 없는 등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신입생이 재학생 선배에게 받은 SNS 메시지에는 학과 생활에서 지켜야할 규칙을 세세히 공지했다. 해당 공지에는 ▷선배를 만나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로 인사 ▷교수님과 선배가 같이 있으면 교수님, 4학년 선배, 3학년 선배 순으로 인사 ▷명찰 필수 ▷1학년 정장 맞춰 입기 ▷단체대화방에서 선배글을 읽고 '네 선배님'이라고 보내기 ▷학교 밖에서 선배, 학교, 교수 험담 절대하지 말기 ▷모자, 슬리퍼, 마스크하고 수업 참여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공지된 규정 외에도 머리를 밝은색으로 염색한 신입생에게 검은색으로 다시 염색할 것을 지시하고, MT 장기자랑을 제비뽑기로 참여하게 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선배들의 갑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학과 한 신입생은 "처음 공지를 접했을 때만 해도 기본예절을 잘 지키자는 취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입생들은 의견을 낼 수도 없고 지시사항이 통보만 될 뿐이다. 이런 군기 잡기가 계속 대물림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간호학과 특성상 적당한 긴장감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를 길러내는 학과여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기본 예절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부 학생들이 반감을 표시해 학과 교수들이 재학생에게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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