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판문점 북미 회담 성사 땐 '분단→평화' 아이콘

판문점 북미 회담이 가지는 의미…냉전 종식 '몰타' 비견될 상징성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는 역사를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53년 7월 정전 협정을 체결한 장소에서 65년 만에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를 포함한 종전 선언 등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불신'과 '대결'에서 '신뢰'와 '평화'로 옮겨가는 대전환기의 이정표가 쓰이게 된다면 판문점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을 촉발한 '몰타'와 비견될 만큼의 상징성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9년 12월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이탈리아 남쪽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만나 냉전 종식을 선언했고, 이를 계기로 핵무기를 포함한 전략무기 감축은 급물살을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그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대표적인'(representative)과 '중요한'(important)이라는 표현으로 판문점이 갖는 상징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 통화 때도 판문점의 성격을 두고 '대표적인' 대신 '상징적인'(symbolic)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만약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더 부각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 의미 등을 담아 판문점 개최를 처음부터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그만큼 신뢰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전후 한국에 머무르게 되면 비핵화는 물론 남북이 연내 하기로 합의한 종전 선언 추진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더 긴밀히 협의하는 등 중재자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하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을 미국 워싱턴이 아닌 한국에서 개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거론한 것을 두고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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