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유고적 생활과 자연보호

이원락 한솔요양병원 진료부장

이원락
이원락

우리는 모두 매일의 생활을 검소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앙 지도자와 자기 사업의 번창을 위해 기도할 때, 만일 기도 후에 고기를 배불리 먹으면서 '꾸르륵' 트림을 한다면 첫째는 자기만족을 위해 배가 터지도록 먹는 물질 최고주의이고 둘째, 이것은 짐승을 많이 죽이게 했기에 지옥행의 기도가 될 것이다.

각 종교에도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신도들이 기도하는 곳은 크게 지어야만, 신도들이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종교적 기쁨은 아닐 것이다.

유혹의 최상급인 자본주의가 돈이 돈을 마구 흡수하는 신자유주의, 즉 자본주의의 최고 전성기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것과는 아주 먼 동양의 배달민족이다. 서양의 광풍이 시골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쳐서, 마치 신자본주의 물결에 둥둥 떠내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젊었을 때는 대학을 세 곳이나 다녔고, 전문의도 4개이고, 환경운동을 열심히 했고, 200㎞도 달렸고, 지금도 책과 하루를 보낸다. 또 양반이라는 것을 조부에게서 교육받으면서 성장했다. 이제 늙고 보니 나의 눈에는 세상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지금 이 세상은 물질 만능으로 인간은 개체 각각(各各)만 중요하고, 인간 사이(人의 間=人間)는 아예 생각지도 않는 사회로 변해버렸다. 정(情)은 사라지고, 자본이라는 물질(物質)로 방어막을 쳐 둔다.

과거 막스베버는 그의 자본주의론에서 유교 문화에서는 경제의 발전이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근래에는 유교정신이 깔려 있는 동아시아에서도 경제가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 세계가 동아시아의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열심히 일하여서(孝) 경제를 일으키고, "새벽종이 울렸네~"라든가 하는 국가의 명령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정신에서(忠) 동양문화의 중대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공자는 '유학도 시속(時俗)을 따르라'고 했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 현대 신유학이 발전하고 있다. 아편전쟁 후 펑유란, 탕쥔이, 대만의 첸무 등이 지구촌에 새로운 메시지로 자본주의 시대에도 유학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다면서, 현대 신유학을 제창하여 왔다.

유교의 결함을 약간만 보완하면, 그야말로 유교의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정신이 필요한 세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21세기는 검소와 절약이 크나큰 덕목인 유교적인 생활이 필요한 시대, 자본주의적인 세습이 쇠퇴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물질을 근본으로 하는 서양의 자본주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면 할수록, 미래를 희망차게 생각하고,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의 덕(德)이 생태세계에도 퍼지도록 현대 신유학은 주장한다. '인류는 나의 동포이고, 만물은 나와 함께'라는 민포물여(民胞物與),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만물동체(萬物同體), 국가와 가정 등의 핵심에는 '모두 한집안(一家)'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대화란 서양의 자유주의를 의미하지만, 그러나 그곳에는 자연은 제외되고, 개인과 사회의 관계만을 고려한다. 그러나 동양은 자연과 전체 인류의 원만한 관계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생각은 개인 각자의 수신에서 가정의 제가(齊家)를 거쳐서, 치국, 만물의 생존과 인간 사상의 평천하 세계로 넓혀 가게 된다.

한솔요양병원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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