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 프리즘] 대입과 내신 성적의 신뢰성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학기 기말고사를 걱정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학생들은 어쩌면 중간고사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기필코'라는 심정으로 벌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각 학교의 학생 평가는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의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의거하여 학교학업성적관리규정으로 정하여 실시할 수 있다"고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교과학습의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하여 실시하고 있다. 정기고사는 1차 지필(중간), 2차 지필(기말)고사로 구분되고, 평가 형태는 서술형과 선택형으로 출제된다. 수행평가는 대체로 40%이상을 권장하고 있으며, 정기고사에서 서술형 평가도 30%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대입에서 내신 성적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내신 성적은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학업역량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정시에서도 수능의 대학별 환산점수가 동점일 경우 내신 성적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이 같은 내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교과학습의 평가는 평가문항의 타당도·신뢰도 제고를 위한 교사의 평가전문성과 더불어 학생·학부모와 교사 간의 신뢰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평가문항의 타당도· 신뢰도 제고를 위하여 각 학교에서는 지필고사 종료 후 평가문항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둔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내신의 대입 반영비중 증가로 이의신청은 조금씩 증가 추세에 있다. 학생의 주장과 교사의 평가기준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교과 협의회, 학업성적관리 위원회를 통하여 학교학업성적관리규정에 맞게 객관적 판단을 하게 된다. 대부분 쉽게 해결되지만, 가끔씩 만족스럽지 못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사례와 해결방안은 차치하고서라도 내신평가문항의 타당도·신뢰도 확보와 내신성적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교사의 평가역량 강화를 위해 신임교사에 대한 평가문항제작 연수의 필요성과 더불어 평가 자료와 정보공유를 위한 다양한 통로가 마련하여야 한다. 이의신청 내용은 주로 자료의 타당성, 배점, 채점기준의 명확성 등이다. 특히 서술형 평가문항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개방적 문항에 대한 채점기준이 논란거리다. 평가방식의 변화에 맞게 문항제작 기법에 대한 실질적인 참고자료와 교사 연수기회의 제공이 요구된다.

둘째, 교육청 단위에서 교과별 전담기구를 두어 평가문항의 내용적·형식적 측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물론, 학교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 위원회를 통하여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간의 처리방식의 차이나 판단 근거의 상이함을 들어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담기구의 판단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셋째, 각 학교에서는 평가계획을 학생·학부모에게 정확하게 미리 안내함으로써 평가환경, 평가내용, 그리고 채점기준 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특히 평가내용과 채점기준에 대한 불명확한 공지로 인한 이의제기도 있음을 고려할 때, 평가 이전 평가환경에 대한 공지의 형평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이다. 현재 고교 내신평가는 상대평가로 다른 친구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체계이다. 그러다 보니 내 점수도 중요하지만, 다른 친구의 점수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평가 방식으로 인한 불편한 상황은 존재하지만, 내 아이만의 평가 잣대에서 한 발짝 물러나 학교의 평가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믿는 관계를 기대하고 싶다.

박용택(큰길교육입시컨설팅 소장)
박용택(큰길교육입시컨설팅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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