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오뉴월 더위에는 암소 뿔도 물러 빠진다'고 했다. 옛말도 그럴진대 온난화가 심각한 요즘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6월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연일 30℃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여름이면 무더위라는 말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우리말 중에는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무더위나 강추위가 좋은 예다. 강추위에서 '강'은 물기 없이 마른 것을 뜻하는데 눈비 없이 매서운 추위를 말한다. 억지로 우는 '강울음'이나 마른 기침인 '강기침', 되직하게 끓인 '강된장'도 같은 의미다. 반대로 땀이 많이 나는 더위를 무더위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무'를 물과 연관시킨 것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무더위를 물더위로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한다. '무'의 어원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려우나 '무덥다'와 '무더위'에 대응된 한자어에서 그 의미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세나 현대 국어에서 무덥다와 무더위가 '蒸鬱'(증울), '蒸暑'(증서)와 함께 쓰이는 것을 볼 때 '무'는 '물'이 아니라 '찌다'와 연관된 말이라는 것이다.
6월 첫 주말과 휴일, 대구경북 12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울렸다. 올 들어 첫 폭염특보다. 5월에 비가 잦아 그나마 폭염의 시작이 2주가량 늦었지만 연일 30도를 웃도는 지역이 많다. 아직은 찌는 듯한 무더위는 아니지만 여름의 문턱을 성큼 넘어선 느낌이다. 최근 들어 폭염을 자연재해로 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폭염 빈도가 높은 도시를 살펴보면 주로 대구경북에 쏠려 있다. 2014년 폭염 빈도가 높은 전국 5곳 중 3곳, 2015년은 4곳, 2016년은 2곳이 포함됐다. 대구와 구미, 경산, 영천이 단골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도 대구, 경산, 영천 등 공간 구조적 약점을 가진 지역 대도시가 폭염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방재 대책을 강조했다. 바람길 관리나 공단지역의 인공열 억제, 쿨루프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열섬현상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 심기나 폐열 회수, 물빠짐 도로 포장, 차열 건축공법 등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한 만큼 자연에서 받는 영향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