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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꼬리뼈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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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기관 중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꼬리도 많은 기능을 한다. 꼬리는 성가신 벌레를 쫓아낼 때 긴요하고 질주할 때 중심을 든든히 잡아준다. 강력한 공격 무기이거나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그래서 대부분의 동물 종(種)에는 꼬리가 있다.

하지만 인간 등 영장류의 꼬리는 퇴화해 흔적(꼬리뼈)만 남아 있다. 꼬리뼈는 척추 맨 끝에 있는 3~5개 뼈를 말한다. 사람의 꼬리뼈도 무용지물만은 아니다. 꼬리뼈가 체중을 지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6·13 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뜬금없게도 대구의 선거판에서 꼬리뼈 논란이 한창이다. 지난달 31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자유한국당)가 장애인 단체 관련 여성에게 떠밀려 넘어지면서 꼬리뼈를 다쳐 생긴 공방이다. 여성이 그리 세게 떠민 것 같지 않았는데 권 후보가 넘어진 것이 할리우드 액션 아닌가 하는 논란이 빚어졌다.

당초 꼬리뼈 골절상을 입었다는 권 시장 캠프의 발표와 달리 부상 내용이 골좌상(骨挫傷)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 정도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골좌상은 뼈에 외부적 충격이 가해진 결과 표면에는 손상이 없지만 내부 조직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수반되는 통증도 상당해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골절로 착각하기 십상이라고 한다.

권 후보는 꼬리뼈 논란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측근에 따르면 평소 권 후보는 발뒤꿈치 인대가 안 좋아 뒷걸음질 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날도 예상치 못한 떠밀림 때문에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는 것이다. 전치 3주 골좌상을 입어 선거 막판 유세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는 판국에, 동정표를 노린 할리우드 액션 의심을 받는 것이 못내 억울하다고 했다.

하지만 꼬리뼈 시빗거리는 권 후보 측이 자초한 감이 없지 않다. 캠프 논평을 통해 '정치적 테러' 운운하고 병명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골절상이라고 성급히 발표한 것은 패착이었다. 역설적으로 한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꼬리뼈 부상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그만큼 대구시장 선거가 예전과 달리 뜨겁다는 점을 방증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격전지 선거판 구경은 그래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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