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경한 시인의 10번째 시집 '찔레꽃 피는 풍경'

휴머니즘이 밑바탕에 깔린 작품

찔레꽃 피는 풍경/ 양경한 지음/ 북스&리틀 펴냄

저자인 양경한(사진) 시인의 10번째 시집이다. 시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다작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40여 년 동안 시집 10권, 시조집 5권, 수필집 10권, 동시집 45권, 동화집 36권, 전래동화집 10권을 펴냈다. 경북 의성 출신의 저자는 한국시문학상, 자유시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한국아동문학상, 영남아동문학상, 전국교원예술문화대상 등 수많은 수상실적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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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제1부 '제첩 파는 누이', 제2부 '감꽃 떨어지는 밤', 제3부 '저물어 가는 빗소리', 제4부 '배경이 되고 싶다네', 제5부 '꽃잎 지는 어느 봄날'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집의 제목인 '찔레꽃 피는 풍경'이라는 시를 소개한다.

"너가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고 하였다/ 허겁지겁 뒷동산 찔레나무 숲으로 달려갔다/ 덤불 아래 엎어놓은 하얀 사금파리 속/ 너의 편지를 읽고 설레임으로 부푼 내 가슴은 뛰었다/ 내가 너의 곁을 지켜주지 못하고 너가 홀연히 떠나버린 날/ 내 가슴은 그리움의 눈물로 질퍽하게 저미었다/ 이슬에 젖고 씻기은 함초롬한 찔레꽃이 내 기억의 언저리를 맴돈다/ 갸날픈 너의 눈망울 같은 하얀 찔레꽃은 그리움으로 피고 지는데 소식없이 세월만 흘러 지나갔다.(이하 생략)"

찔레꽃 피는 풍경
찔레꽃 피는 풍경

이 시는 그리움의 바탕에 깔린 사랑에 대해 쓴 것. 사랑하는 마음없이 그리움은 태어나지 않는다. 그리움의 대상은 하나지만 그리로 통하는 길은 무수히 많다. 찔레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며, 자신의 가슴에 맺힌 그리움의 꽃은 피지 못하고 있음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간절히 나타나 있다.

윤석현 시인은 양경한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시인의 내적자아를 빈 공간으로 열어두고, 거기에 대상을 받아들여 채워가는 방식의 시적 형상화가 돋보인다. 시인의 순수성이 자아의 외적세계를 부드럽게 수용해 동화되어 가는 심리적 성향이 짙게 드러난다"고 책 뒷면 표지에 기술했다.

저자는 10번째 시집을 내면서 "비록 작은 시집이지만 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시는 돈도 명예도 아니고 또 사랑도 아니다. 다만 현대인이 살아가는데 작은 위안"이라고 설명했다. 160쪽, 1만3천원.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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