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통사고 부상자 구조하고 목격자 진술까지 한 10대들

황종환, 윤찬일, 이찬혁 군 등 경북기계공고 3학년 학생들…"지각이 문제가 아녔어요"

대구 경북기계공고 부설 대구산업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굣길 교통사고 부상자를 구조하고 사고 수습을 도와 7일 대구 달서경찰서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왼쪽부터 윤찬일, 황종환, 이찬혁 군. 홍준헌 기자
대구 경북기계공고 부설 대구산업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굣길 교통사고 부상자를 구조하고 사고 수습을 도와 7일 대구 달서경찰서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왼쪽부터 윤찬일, 황종환, 이찬혁 군. 홍준헌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8시 23분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화성파크드림 1단지 인근. 왕복 8차로인 월배로로 진입해 곧장 2차로까지 급차로 변경을 하던 김모(47) 씨의 승용차가 직진하던 조모(64) 씨의 오토바이 옆을 들이받았다. '쾅!' 소리와 함께 조 씨와 오토바이가 나뒹굴었고, 조 씨는 도로 위에 쓰러진 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때마침 등교하던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부설 대구산업학교 기계과 3학년 황종환(18), 윤찬일(18), 이찬혁(18) 군이 이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뒤따르던 출근길 차량들로 자칫 2차 사고까지 우려되던 상황.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도로에 뛰어들었다.

자기 책임이 아니라며 부인하던 승용차 운전자 김 씨를 황 군이 붙잡았고, 윤 군은 오토바이를 도로변으로 옮겼다. 동시에 이 군은 다친 조 씨를 인도 위로 부축했다. 학생들이 조 씨를 돕는 모습에 차량들도 잠시 멈춰섰다. 사고 수습을 마친 학생들은 119 구급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조 씨 곁을 지켰다. 이어 경찰서로 가 목격자 진술까지 했다.

운전자 김 씨는 조 씨가 신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은 "신호가 바뀌는 중이었지만 빨간불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조 씨는 "학생들이 아니었으면 억울하게 뒤집어쓸 뻔했다. 사고 수습에 목격자 진술까지 해줘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장호식 달서경찰서 서장은 7일 대구산업학교를 방문해 이들 3명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황 군 등은 "피해자가 다쳐 쓰러진 마당에 지각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크게 칭찬받을 줄은 몰랐다"고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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