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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니어문학상] 시 당선작-바람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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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영(76·대구시 달성군)

 

 몸을 섞는 데는 이골이 난 선수다.

 

병적인 역마살로 정처 없이 쏘다닐 줄은 알아도

직각보행을 배우지 못했다며 갈팡질팡 걷는다.

 

더듬이 촉을 세우고 떼 지어 다니다가

누구라도 멱살 잡히면 깡패의 행패는 저리 가라한다.

 

통통한 부분을 주삿바늘로 콕 찌르면

피-이 피-이 소리를 내며 죽는 시늉을 한다.

 

부풀었던 몸체가 금세 쭈글쭈글 해지는가 하면

흔적을 남기기 위해선 냄새를 아무데나 풍기고 다닌다.

 

가장 작게 최적화된 몸체로

물방울 속에 웅크릴 줄도 안다.

 

말랑말랑한 살결에 서릿발 가시가 꽂혀있어

슬쩍 대이기만 해도 상처가 난다.

 

이슥한 밤에는 담을 타넘고 들어와

창문에 대고 쇳소리 휘파람을 분다.

 

비맞은 어깨를 용케도 찾아내어

삭신을 쑤셔대다가 뼈 속에 구멍을 송송 내기도 한다.

 

여래처럼 열반에 들기도 하고, 예수처럼 부활도 한다.

 

하루해가 지루하다 싶으면

짱짱한 바다를 주름잡았다 펴기도 하고

하늘을 들어 올렸다 끌어내렸다 야단법석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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