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8 시니어문학상] 시 당선작-바람의 사생활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길영(76·대구시 달성군)

 

 몸을 섞는 데는 이골이 난 선수다.

 

병적인 역마살로 정처 없이 쏘다닐 줄은 알아도

직각보행을 배우지 못했다며 갈팡질팡 걷는다.

 

더듬이 촉을 세우고 떼 지어 다니다가

누구라도 멱살 잡히면 깡패의 행패는 저리 가라한다.

 

통통한 부분을 주삿바늘로 콕 찌르면

피-이 피-이 소리를 내며 죽는 시늉을 한다.

 

부풀었던 몸체가 금세 쭈글쭈글 해지는가 하면

흔적을 남기기 위해선 냄새를 아무데나 풍기고 다닌다.

 

가장 작게 최적화된 몸체로

물방울 속에 웅크릴 줄도 안다.

 

말랑말랑한 살결에 서릿발 가시가 꽂혀있어

슬쩍 대이기만 해도 상처가 난다.

 

이슥한 밤에는 담을 타넘고 들어와

창문에 대고 쇳소리 휘파람을 분다.

 

비맞은 어깨를 용케도 찾아내어

삭신을 쑤셔대다가 뼈 속에 구멍을 송송 내기도 한다.

 

여래처럼 열반에 들기도 하고, 예수처럼 부활도 한다.

 

하루해가 지루하다 싶으면

짱짱한 바다를 주름잡았다 펴기도 하고

하늘을 들어 올렸다 끌어내렸다 야단법석을 떤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I 국민배당금 구상을 옹호하며 늘어난 세수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라고 주장한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
삼성전자는 반도체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축소를 검토하며 비상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
가수 이승환 씨가 김장호 구미시장에 대한 항소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김 시장의 사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공연 대관 취...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