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갑작스러운 출가는 평온하던 삶을 강타한 태풍이었습니다. 인연 맺었던 사람들과의 교류는 이어졌지만 그들에게 복닥거리는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없었지요. 털어놓지 못해 활활 타는 장작불이 되었던 나는 수필 쓰기로 생 속을 다스렸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려놓는 법과 기다림을 배우며 뭉근한 숯불이 되어갔습니다.
한 때는, 간곡히 말리는 부모를 뿌리치고 제 갈길 찾아 간 아들을 다시는 볼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괘씸한 생각도 잊어지고, 지금은 계절 바뀔 때쯤이면 한 번씩 들려주는 수화기 너머 아들의 목소리가 그지없이 반갑습니다. 이 모두가 늘그막에 만난 수필의 선물입니다.
수필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어 편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글 속에 쏟아내며 감정을 추슬렀지요. 감추고 싶은 상처도 과감 없이 글 속에 담아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비로소 좁았던 시야도 점차 넓어져 갔습니다. 앞으로도 지난 삶과 펼쳐질 새 삶의 체험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따뜻함이 배어 있는 수필을 쓰 보려고 합니다. 따뜻한 수필로 사람들의 마음을 데우고 싶은 야무진 꿈도 꿔봅니다
이 글은 지금도 큰아들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일가친척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하나님을 섬기는 친정식구들이 이 글을 만나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아들이 더없이 행복해하니 그의 가는 길이 복되기를 함께 기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부족한 글 보듬어 주시고 늦게 만난 수필에서 당선소감을 쓸 기회를 주신 대구 매일 신문사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글쓰기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하고 다독여 주신 오영수 문학관 선생님과 서로를 다독이던 문우들께도 고마운 말씀 전합니다.
2018년 6월 김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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