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조용하다. 3선 의원이 '국회의 꽃'이라는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국회 관례 및 암묵적 규율에도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욕심내지 않은 것은 물론 현재 정국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탓이라는 분석과 함께 '권토중래'를 위한 새로운 정치 활로 모색 중이라는 설까지 나온다.
지난달 28일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재가동과 동시에 초대 회장인 홍준표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공석이었던 회장 선출을 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날 국회의원 참석이 저조했고 김 의원이 "지역 현안과 예산 확보를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사전 협의 되지 않은 회장부터 선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탓이다. 결국 회장 선출은 다음 회의 때로 미뤄졌다.
이는 지방선거 이후 잠잠했던 김 의원이 처음으로 '큰 소리'를 낸 '사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의원은 올들어 몇 차례 정치적 타격을 입으며 정치권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데다 자신이 선거운동을 지원한 권기창 후보가 무소속 권영세 후보에게 패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조차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당 소속 경북도의원 후보를 모두 당선시켰고, 안동시의원도 한국당이 과반을 달성했는데 안동시장을 놓친 것은 뼈 아프다"고 했을 정도.
그랬던 그를 두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당을 위해 역할을 할 공간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 근거로 김병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책 정당으로 당을 쇄신할 뜻을 밝힌데다 정부 여당과 경제 정책으로 각을 세우고 있음을 든다.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김광림 의원은 영남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비대위원장의 대학 선배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일 때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내는 등 두 사람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이다. 또한 김 의원이 김 비대위원장의 참여정부 시절 이력으로 고개를 갸우뚱 하는 동료 의원들에게 "조정 능력과 정책 능력이 있는 분"이라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중진 중 경제 정책을 잘 아는 인사가 드물다. 그런데 김 의원은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한 번씩 정책위의장을 했을 정도로 경제 정책에 정통하다"며 "리더십에 금이 간 지금 상황만 잘 극복해낸다면 '정책 정당'에서 원내대표 등 여러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당이 정책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심부름꾼이 필요하다고 불러준다면 역할을 하고 싶다. 김 비대위원장이 경북 출신인데다 대학 후배여서 진의를 왜곡하는 이가 있을까봐 말이 조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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