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주의보가 지난 1일 경북 동해안 전역에 걸쳐 발효된 가운데(본지 2일 자 6면 보도) 올해 고수온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오랫동안 이어져 양식 물고기 폐사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역 해안에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지 하루 만에 남·북구 5개 양식장에서 강도다리 등 물고기 2천4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일부 육상 양식장에는 바닥에 붙어 있어야 할 강도다리들이 떠다녔고, 수면 위에 입을 내놓고 숨을 쉬는 모습도 보였다.
A양식장 대표는 "강도다리가 떠다니는 것은 고수온 이상 현상 탓에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일부터 집단 폐사가 가속화될 수 있어 걱정이 크다. 수온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지만,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늘에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포항시는 3일 고수온 현상과 물고기 폐사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고수온 방제 장비인 액화 산소 146t과 순환 펌프 412대, 얼음 135㎏ 등을 51개 육상 양식장에 배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질병 탓에 물고기가 폐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했다.
영덕군 내 육상 양식장에서도 어류 폐사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과 2일 사이 사흘간 영덕군의 10곳 육상 양식장 중 3곳에서 강도다리 3천479마리가 폐사(피해금액 235만9천원)했다. 10곳 양식장 전체에서 키우는 강도다리는 모두 132만6천900마리이다.
강도다리 양식의 적정 수온은 14~17℃ 정도인데 지난달 31일자로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영덕 앞바다의 수온은 28도를 육박한다. 때문에 최근 바닷물을 끌어 쓴 육상 양식장에 피해가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수온에 가장 민감한 어종이 강도다리이다. 수온이 갑자기 올라갈 때는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이에 영덕군은 현장대응반을 운영하며 양식 어민들에게 조기출하와 사육밀도 조절 등을 지도하는 한편 액화산소, 산소공급기, 물차, 얼음 등을 양식장에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경북 동해안 고수온 현장은 지난해보다 엿새나 일찍 찾아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동해안 고수온 특보는 8월 5일 내려진 뒤 20일을 전후해 해제됐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 31일 울진과 영덕을 시작으로 1일 포항 등 전 해역에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고수온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오래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고수온 현상을 해소할 태풍 등 기상 이벤트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양식 물고기 집단 폐사 규모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양식 업계 사이에 흐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오는 10일 이후에 태풍이 접근할 가능성이 있지만, 예보 상으로는 일본 동쪽을 타고 흘러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이달 중순까지 폭염이 예보되는 등 수온이 떨어질 만한 이벤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경북 동해안에는 냉수대가 간혹 출현해 수온을 잠시 떨어뜨리는 효과를 줄 수는 있겠지만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오는 20일쯤부터 일조량이 점차 줄어 전반적 수온이 내려갈 여지가 있지만 다음 달 초까지 고수온이 지속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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