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들안길의 차도를 줄이고 산책로를 조성하는 '프롬나드' 사업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취임 직후 사업을 검토한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기존 방식을 완전히 바꿔서 들안길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프롬나드 사업은 들안길의 왕복 8차로를 6차로로 줄이고 폭 10m의 산책길을 조성하는게 핵심이지만 교통흐름 악화를 우려한 대구시의 반대로 2년 간 표류해왔다.
수성구청은 지난 2016년 상권 침체를 겪던 들안길 먹거리타운의 활성화 방안으로 '들안길 프롬나드 행복마을'을 조성 사업을 계획했다.
상동지구대가 있는 상화네거리에서 들안길삼거리까지 620m 구간의 차로를 줄이고 산책길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시도였다. '프롬나드 (promenade)'는 프랑스어로 산책, 산보, 산책길이란 뜻이다.
그러나 수성구청의 사업안은 대구시와 경찰의 반발에 부닥쳤다. 차로 축소로 교통 흐름이 악화되고, 도로 중간에 산책로가 조성되면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유다.
교통영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산책길이 조성되면 들안로 교통량은 58.5% 감소하지만, 수성로(대구은행역네거리~상동네거리)와 동대구로(범어네거리~ 두산오거리)의 교통량이 각각 51.2%와 19.3% 증가하는 등 '교통 풍선효과'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로 교통량도 늘어나 들안길삼거리와 인접한 상동네거리는 차량 지체시간이 107.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구청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폭 20m 이상 도로를 손질하려면 대구시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2016년 3월 기본설계용역에 착수했던 수성구청은 결국 8개월 뒤 용역을 중단했고, 이듬해 3월 사업 자체를 잠정 보류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구상하는 지하공간 활용 방안은 지하에 부족한 주차장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 사업도 추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하주차장 조성 사업비는 200억원 가량으로, 산책길 조성 사업비 예상액 6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이 든다.
김 구청장은 "대구시와 경찰의 반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연구하는 단계"라며 "상인들의 의견을 전수조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들안길 활성화는 물론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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