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경의 작은 사찰인 호계면 봉천사(주지 지정스님)에는 부처님오신날도 훨씬 지났고 특별한 행사가 없는 데도 경북도와 문경시 간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경북도청 과·계장급 일행 등이 다녀갔고 문경시에서도 간부 3명이 10여 차례나 방문했다.
지역의 조용한 작은 사찰에 경북도와 문경시 간부들의 갑작스럽고도 잇단 방문은 드문 일이다. 사찰 측에 걸려온 전화도 수 십 통이 넘는다. 갑자기 불공을 드리러 온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이렇게 문지방이 닳도록 봉천사를 드나드는 이유는 뭘까.
봉천사 앞에 7월부터 걸려 있는 현수막 때문이다. 이 현수막엔 큼지막하게 '천하의 패륜정당 자유한국당을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합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엔 '대통령 탄핵주역'이라며 김무성, 김성태, 권성동, 이철우, 강석호등 정치인의 이름도 있다.
한국당 국회의원 4명과 함께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주역 리스트에 등재(?)된 것이다.

이곳 주지인 지정스님은 "이들이 찾아와 현수막을 내리거나 아니면 정치인들의 이름만이라도 지워 달라고 했지만 안 된다고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압을 모른체 해서 출세한 도지사가 뭐가 켕겨 현수막을 떼 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건강이 악화된 박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자유한국당과 이철우 도지사 등이 노력하면 그렇게 하겠다(현수막을 없애겠다) 했다"고 덧붙였다.
봉천사를 찾아간 문경시 한 간부공무원은 "신도들과 관광객이 이 현수막을 사진으로 찍어 경북도청에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수막에 실명이 적힌 부분은 명예훼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스님이 뜻을 꺾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한편 지정스님은 조계종 8대 종정이었던 서암 큰스님의 상좌로 예천 장안사 주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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