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다. 더위를 피해 계곡이나 바다를 찾던 사람들이 이제는 배낭을 메고 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단풍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면 그동안 스트레스에 지쳐 무거워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지친 마음이 '가벼워지는' 등산이지만 등산을 '가볍게' 생각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아주 많다. 산행을 준비하기 전 산악사고에 대해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 집계한 대구 지역 산악사고 구조 건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211명, 2016년 200명, 2017년 197명으로 매년 200명 정도의 등산객이 구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통계를 살펴보면 9, 10월에 구조 인원이 급증해 이 시기에 구조된 인원은 143명(9월 68명, 10월 75명)으로 전체 산악사고 구조 건수의 23%를 넘어섰다.
최근 3년간 산악사고에서 구조된 608명의 사고 유형을 보면 일반조난이 237명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실족추락 98명, 개인 질환으로 인한 구조 인원이 67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족추락 및 일반조난 산악사고의 경우가 335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다. 실족추락 사고는 평소 큰 활동이 없다가 주말에 갑자기 무리한 등산을 하게 되면서 산을 오를 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하산 중 근육에 긴장이 풀리면서 많이 발생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산행 전 반드시 스트레칭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 특히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등산 시에는 1시간 산행 후 1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발에 맞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뒤로 넘어지거나 추락할 경우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메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산행은 항상 위험이 존재한다. 평소 걷던 환경과 다르고 돌이 많아 한눈파는 순간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주위를 살피며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실족 사고가 발생하여 이동이 불가능할 때는 119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등산 중 자신의 위치를 국가지점번호판을 통해 확인하면서 오르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위치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될 때는 스마트폰 GPS를 작동시켜 본인의 위치 좌표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조금 더 빠른 시간 안에 구조될 수 있다.
지난해 산악 구조 인원 197명 중 18명(9.1%)이 위치표지판을 이용하여 구조 요청을 했다는 통계가 있는데 비중이 더 높아져야 한다.
소방 당국은 주요 등산로 입구에 '등산목 안전 지킴이'를 운영해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 및 산악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한 대구 내 19개 산악지역에 있는 608개의 위치표지판과 63개 구급함을 분기별로 점검하는 한편, 산악사고 통계의 결과를 분석해 실족추락 및 일반조난자 발생 상황을 가정한 집중 훈련을 함으로써 산악사고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에 오르기 전 안전수칙을 꼭 준수해 땀 흘려 오른 정상에서 느끼는 기쁨과 함께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산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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