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일 대북 특별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비핵화를 실현해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특사단과 만남에서 선언적 의미 이상의 구체성을 띤 비핵화 발언은 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조치가 있으면 북한도 적극적 조치를 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특사단에 재확인시켰다.
김 위원장은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의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정 실장이 방북 결과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 최근 북미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 비핵화 협상 파트너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 여러 차례 분명하게 천명했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 실장에게 "북한이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 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풍계리는 갱도의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서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이며, (실험장 폐쇄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의 완전 중지를 의미한다"고 소개하고,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인데도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것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정 실장이 설명했다.
비핵화 협상이 삐걱거리는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 때문이지 결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억울한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우리나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 종전선언을 하면 한미동맹이 약화한다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들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입장도 밝혔다.
특사단이 전한 김 위원장의 여러 발언으로 미뤄봤을 때 북측은 '핵리스트 신고' 등 구체적 비핵화 조처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및 서해 발사장 해체가 갖는 비핵화 과정에서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나 남북은 물론 미국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한 것도 같은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당 국가안보특별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지난번 특사단과 별로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뭔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특사단 방문을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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