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반

음식을 먹을 그릇을 올려놓도록 만든 가구를 상이라 한다. 그 재료는 나무지만 정교한 조각으로 해서 모양이 다양하며,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평범한 나무에 원시적인 칠을 한 것부터 화려하게 자개를 박고 칠을 한 상도 있다.
그 종류로는 네모로 만들어진 책상반, 둥근 모양으로 된 주로 궁중에서 사용하던 원반이 있다. 또한 여덟 개의 모가 나게 만들어진 팔각반,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두레반이 있다. 그 가운데서 나주반․해주반․통영반․충주반․개다리소반이 널리 알려졌다.
나주반은 나주에서 생산되는 소반의 일종이다. 형태는 수직에 가깝도록 만들고, 귀에는 모를 죽였다. 은행나무나 피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다리에는 버드나무를 사용하지만 경우에 따라 소나무를 쓰기도 한다. 해주반은 해주지방에서 만드는 소반이다. 모양이 장방형으로, 양끝 부분에 두 개의 판각이 붙어서 다리 구실을 하고 있다. 가래나무․오동나무․느티나무 등으로 만들고, 다양한 문양으로 조각하여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다. 통영반은 충무지역에서 만드는 소반으로, 판이 장방형이고 변죽이 섰으나 밖으로 되바라졌다. 네 귀가 반 귀로 귀접이 되고 판 아래에 머름이 있으며, 여러 가지 무늬로 장식되었다. 주로 생옻을 칠하지만, 통영지방 특유의 나전칠기로 꾸미기도 한다. 충주반은 충주지방에서 생산되는 소반인데, 다리 형태에 따라 개다리소반이라고도 한다. 네모가 반듯하고, 다리가 민틋한 막잡이로 된 것과 12모로 된 정교한 것이 있다. 개다리 모양으로 중대도 없고 단조로우며, 간단한 나무무늬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개다리소반은 개다리처럼 구부러진 형태의 상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네모난 다리가 배부르게 휘어져 내려가다가 밑둥치에서부터 가늘어지고, 발쪽에 크게 뭉쳐진 모양을 지니고 있다. 12모판의 개다리소반은 충주반의 특색이기도 하다.
가정에서는 끼니때마다 밥과 반찬과 수저를 갖추어 차린다. 예전에는 지위가 높거나 부유한 집에서는 독상이나 겸상으로 차려냈다. 층층시하라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상을 앞앞이 따로 보았다. 때로는 할아버지가 귀엽다고 손자를 곁에 불러 앉히기도 하였다. 부녀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민서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레반에 둘러앉아서 함께 식사를 하였다. 한 그릇의 음식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이 들락날락하였다. 그 자리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이루어졌고, 가족애가 더욱 두터워지기도 하였다. 두레반이 지닌 깊은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 볼 일이다.
김 종 욱 |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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