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춤 (6)산대놀이 등 중부 이북 탈춤

1.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재로 '세계유산 그랜드슬램' 달성
2. 유네스코와 세계문화유산 보존
3. 하회별신굿탈놀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잰걸음
4. 하회별신굿탈놀이, 가장 완벽한 민족문화 정수
5. 하회탈·하회별신굿탈놀이, 한국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
▶6. 한국의 탈춤-산대놀이 등 중부 이북 탈춤
7. 한국의 탈춤-야류놀이 등 중부 이남 탈춤
8. 지구촌의 탈과 탈춤-아시아의 탈춤
9. 지구촌의 탈과 탈춤-한·중·일 탈춤
10. 한국의 탈춤,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위한 제언

'한국의 탈춤'은 서울과 경기도의 별산대놀이(송파산대놀이·양주별산대놀이), 황해도의 해서탈춤(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탈춤), 경남의 야류(수영야류·동래야류)와 오광대(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가산오광대·진주오광대), 그리고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이 전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산대놀이는 서울과 서울 인근의 경기도에서 전승되던 가면극이다. 원래 애오개(아현동)·녹번·구파발·사직골 등에 산대(山臺)놀이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대신에 애오개 또는 녹번리의 산대놀이를 배워왔다고 하는 양주별산대놀이와, 구파발본산대 또는 노량진본산대 등에서 배워왔다는 송파산대놀이가 현재 전승되고 있다.

산대놀이는 고려시대부터 설치한 '산대'(山臺)라는 야외 임시 무대에서 가무악과 잡희 등을 놀았으나, 조선 후기 들면서 산대가 폐지되고 탈놀이만 민간에서 전승돼 오고 있다. 사진은 양주별산대놀이. 세계탈문화예술연맹 제공

◆고려시대부터 '산대' 설치해 가무악·잡희 등 공연

산대놀이는 고려시대부터 설치한 '산대'(山臺)라는 야외 임시 무대에서 행한 가무악과 잡희 등을 말한다. 조선 후기에 들어 산대가 폐지되면서 탈놀이만 민간에서 서울의 본산대로 전승되다가, 이후 서울 인근 지역에 전파, 정착됐다.

산대의 설치 시기는 매우 다양했다. 고려시대에는 팔관회와 연등회, 궁중의 새해맞이 축귀 행사인 '나례'(儺禮), 사찰과 관의 행사 등이 열리는 시기였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사신 영접, 연말 나례, 궁의 행사, 국가적 경사와 연회 등에 설치됐다.

산대에서 이루어진 연희는 각종 궁중정재인 '헌선도'(獻仙桃)·처용무·솟대쟁이놀이·폭죽 터뜨리기·축귀의식무 등 다양했다. 음악 외에 다른 각종 춤, 각종 교방가요, 잡희, 마술인 '환술'(幻術), 즉흥극 등도 포함됐다.

1725년(영조1년) 아극돈의 '봉사도'(奉使圖)라는 화첩에 그려진 산대를 보면, 탈놀이는 지상에서 연희되고 있다. 곧 탈놀이·땅재주·줄타기 등은 지상에서 이루어지고, 각종 춤·노래·연극 등은 산대 무대에서 이루어졌다.

◆단오날·초파일 등 시장 활성화위해 놀이판 형성

'양주별산대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2호)는 약 200년 전에 서울의 본산대놀이 중에 애오개·녹번·구파발의 산대로부터 영향을 받아 지역민들이 양주에 정착시킨 것이다.

양주목에 살았던 하급 관속들이 중심이 됐으며 여기에 상인층이 관여하고 일부 무속인 집안도 전승을 주도했다.

'송파산대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의 전승 배경인 송파장은 15대 향시 중의 하나로 18세기 이후에 시장 경제의 발달과 새로운 상품 유통으로 활성화됐다.

핵심 전승층은 1900년 이전에는 시장판의 말감고(되나 말로 곡식을 헤아려 주는 직업)·임방꾼(배에 화물을 싣고 푸는 직업)·잡심부름꾼·술집·운송점(마루하치)·선원·연초 가공 상인 등 모두 시장 관련된 직업이 다수이고 일부의 농업 종사자가 참여했다.

산대놀이 시기는 대체로 단오·초파일·백중 등에 주로 놀아졌다. 양주 별산대놀이의 놀이 시기는 20세기 초반만 해도 단오가 중심이고 사월초파일이 부수적이다. 기타 삼짇날·중양절·기타 경사·기우제·타 지역 초청 등에도 공연됐다.

송파 산대놀이의 연희시기는 송파장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정초·사월초파일·오월단오·칠월백중·팔월한가위 등의 명절이나 장이 잘되지 않는 시기 등으로 대략 연 3, 4회 정도 공연했다. 그중에 칠월백중에 가장 크게 했으며 이때는 장마당에서 7∼10일 정도 계속 놀이가 이루어졌다.

산대놀이는 고려시대부터 설치한 '산대'(山臺)라는 야외 임시 무대에서 가무악과 잡희 등을 놀았으나 조선 후기 들면서 산대가 폐지되고 탈놀이만 민간에서 전승돼 오고 있다. 사진은 양주별산대놀이. 세계탈문화예술연맹 제공

◆송파·양주별산대, 탈과 마당·내용 비슷하게 전승

현재 전승되고 있는 '송파산대놀이'와 '양주별산대놀이'는 탈의 이름과 마당의 종류, 순서가 비슷하다. 첫째마당에서 상좌 하나가 독무를 추고 나면 다른 상좌가 들어와 맞춤을 추고서 내보내고, 둘째마당에서 옴중이 상좌한테 재금을 빼앗겼다 되찾는다.

셋째마당에서는 먹중이 옴중의 외모(탈과 모자)에 대해 시비를 걸고서 내쫓고, 넷째마당에서 연잎과 눈끔적이가 팔먹중들을 물리친다.

이같이 첫째마당에서 넷째마당까진 위계질서에 따라 등장해 먼저 등장해 있는 인물을 놀이판에서 내쫓아 악귀를 내쫓는 나희의 잔영을 보인다.

이어서 팔먹중의 염불놀이·북놀이·침놀이를 하는데, 우두머리인 완보가 수행을 게을리하는 자, 놀이판의 질서를 파괴하는 자를 응징하고, 신주부라는 의원을 불러다 죽은 사람들을 살려내는 활약상을 보인다.

노장마당은 파계승놀이·신장수놀이·취발이놀이로 분화하는데 노장이 소무를 유혹하고 신장수를 협박해 신을 빼앗으나 취발이한테 소무를 빼앗기고 쫓겨난다.

◆현실 억압, 갈등 벗어나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 지향

산대놀이의 주제와 미의식을 갈등과 화해의 구조로 보면, 핵심에는 현실의 한계를 벗어난 전도와 일탈, 비극적 일상의 사실적 형상화, 바람직한 삶의 구현, 극단적 갈등의 해소와 일시적 화해의 추구, 대동놀이적 집단 신명이 있다.

우선 산대놀이는 현실의 한계와 억압 구조로부터 벗어나서 한결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지향한다. 샌님의 권위적 신분, 노장의 관념과 본능의 이중적 세계는 현실적 삶의 이상과 거리가 있다.

따라서 하인인 쇠뚝이나 말뚝이가 지배자인 샌님을, 먹중과 취발이가 관념적인 노장을 세속적 존재로 끌어내린다. 성적 차별에 의한 가부장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남성의 횡포는 미얄할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바람직한 삶의 구현도 나타나는데, 취발이는 2세 교육을 통해 풍요로운 미래의 보장, 신분의 벽을 넘는 평등한 삶의 실현을 이루려고 시도한다. 상좌춤의 축귀의식을 통해 액운을 보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려는 민중 집단의 이상적 삶을 구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