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중 5천억원이 넘는 예산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퍼주기’를 위해 국회와 국민의 눈을 가리려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지난 8월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에게 예산서를 제출하면서 2019년 남북협력기금 1조977억원 중 남북경협기반 사업 4천172억원과 농축산·산림·환경 협력을 포함한 민생협력 지원 예산 2천907억원 등 7천79억원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 뒤 통일부는 지난 9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포함된 비용추계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농축산·환경·비료 지원 등 1천770억원의 사업 예산 상세 내역을 뒤늦게 공개했다. 하지만 경협기반 4천172억원, 산림협력 1천137억원 등 5천310억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세부 내용의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남북협력기금을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부 마음대로 쓰겠다는 소리다. 정부는 이미 그렇게 했다. 지난 9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에 97억8천만원을 지출한 뒤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한 남북교류협력추진위의 ‘사후 승인’을 받았다. 세부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통일부는 항목별 내역을 공개하긴 했으나 국회의 검증을 받지 않아 통일부의 공개가 진실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남북협력기금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니 ‘정부의 쌈짓돈이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협력기금은 이미 그렇게 변질되는 양상이다. 납북협력기금의 비공개 예산 비율은 2017년 16%, 2018년 26%로 계속 늘고 있다.
기금도 국민의 세금이다. 적절하게 쓰였는지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공개 예산’이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 ‘퍼주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부는 세부 지출 내역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거부하면 국회가 비공개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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