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라?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네?"…저비용항공사와 공동운항 이용객 분통

항공권 가격 15% 이상 비싸지만 알고보면 LCC…이용객 "우롱당한 기분"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은 15% 이상 가격 차가 나지만 공동운항을 하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해야한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은 15% 이상 가격 차가 나지만 공동운항을 하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해야한다.

대구에 사는 최홍규(77) 씨는 최근 출장 차 아시아나항공의 대구~일본 오사카 항공권 3장을 구입했다. 그러나 당일 공항에 도착한 최 씨는"에어부산 항공기를 타면 된다"는 항공사 직원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코드쉐어·Code share) 방식으로 항공권만 판매하고 있었던 것.

최 씨는 "20% 가량 저렴한 에어부산 항공권 대신 기내 서비스 등을 고려해 대형 항공사를 선택했는데 우롱당한 기분이었다"며 "항공사 측은 '예매 시 미리 고지했다'고 하지만, 공동운항에 대해 잘 몰랐던데다 작고 흐린 글씨여서 알아보기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대형 항공사(FSC)와 저비용 항공사(LCC) 간에 노선을 공동운항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공항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여러 노선을 공동운항하는 에어부산이 최근 적극적으로 새 노선 취항에 나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잦다.

공동운항은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좌석을 빌려 자사의 이름과 항공편명을 붙여 판매하는 제휴 형태를 말한다. 가령 A항공사와 B항공사가 공동운항 협정을 맺으면, A사가 취항하는 노선 좌석 일부를 B사가 자사 항공권처럼 팔 수 있다.

이 경우 B사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이라도 실제로는 A사의 항공기를 탑승하게 된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승객 혼란을 줄이고자 FSC는 FSC끼리, LCC는 LCC끼리 공동운항 협정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국내 항공사들이 계열사로 저비용 항공사를 설립한 뒤 공동운항을 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및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을 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직접 취항하기엔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간접 운항하고, 저비용 항공사들은 대형 항공사들의 이름값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혼란과 금전적인 손해는 고스란히 탑승객의 몫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서 대구~삿포로 항공편을 검색하자,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노선 두 개가 동시에 나타났다. 두 노선은 15만원 가량 차이가 났지만 공동운항 노선이어서 출·도착 시간이 같았다. 작은 글씨로 '에어부산에서 운항'이라고 써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정도였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은 "예매할 때 충분히 고지하도록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한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는 상황에 맞는 할인이 어렵고, 마일리지가 있어 자연히 가격 차이가 생긴다"며 "항공사 홈페이지는 물론, 여행사를 통해 예매할 때도 명확히 고지하도록 하고 있으니 예매 시 주의깊게 확인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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