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당 공천 둘러싼 내홍으로 총선준비 지지부진, 구도·인물·정책에서 모두 밀려

당 대표와 중진 힘겨루기 결과 나와야 본격적인 준비 가능할 듯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총선 준비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상태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의 승패를 가를 3대 변수로 꼽히는 ▷구도 ▷인물 ▷정책(공약) 가운데 어느 하나도 경쟁 정당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당내 기반이 약한 대표가 공천권한을 지렛대로 자기 세력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중진들이 이에 집단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당의 답답한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5 총선을 100일 앞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이명박근혜' 시대로 가느냐,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개혁의 시대로 나아가느냐를 결정짓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반면 같은 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지키느냐, 아니면 나라의 근본을 허물고 남미 좌파국가처럼 몰락의 길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양당이 제시한 선거구도 가운데 여론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총선결과는 달라진다. 연초 발표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선 '정권 견제'(30%대)보다는 '야당 심판'(50%대)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물 대결의 시금석이 될 인재영입 분야에서도 한국당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이 공관병에 대한 갑질 논란 장본인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파동 이후 이렇다 할 새 인물을 내놓지 못하는 반면, 여당은 6일 '인재영입 6호'까지 발표하며 바람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세대교체 움직임이 왕성한 정당으로 참신한 인재가 모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중진과 국무위원 겸직 의원의 불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의정활동 하위 20% 현역의원 컷오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에 비하면 한국당은 사실상 총선을 위해 한 발짝도 떼지 못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지난 6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설 연휴를 전후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분야별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한국당은 당내 뿌리깊이 자리 잡은 공천 트라우마 때문에 내분만 거듭하는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을 통해 자기 세력을 확장해 차기 대선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대표와 이에 맞서는 중진들의 힘겨루기로 구체적인 총선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른바 양측의 '푸닥거리'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의 바탕 위에서 본격적인 선거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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