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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VS 이성민 "남산의 부장들 VS 미스터주"

설 연휴 극장가 화제의 배우 이성민…2017년 '하정우 VS 하정우'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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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미스터주:사라진 VIP'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2년여 전 영화계에서는 '하정우 VS 하정우'가 화제였다.

2017년 12월 20일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과 그로부터 1주일 뒤인 12월 27일 개봉한 '1987'의 주연을 맡아서였다. 연말연시 황금 시즌 극장가에 배우 하정우 주연 작품 2편이 함께 상영된 것이다.

만약 방송프로그램의 같은 시간대 겹치기 출연이나, 경쟁 업체•제품 CF 출연(물론 CF의 경우 겹치기 CF 출연 성사 자체가 어렵긴 하다)이라면 비판이 나올 수 있으나, 영화의 경우 그게 불법도 아니고 오히려 상호 양해가 되며 더 나아가 흥행 시너지 효과도 만들 수 있다. 하정우 VS 하정우가 그런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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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꼐-죄와 벌' '1987'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결국 신과함께-죄와 벌은 관객 1천441만1천775명을 모으며 천만영화 리스트에 올랐고, 1987도 관객 723만2천387명을 모으며 흥행 대박을 쳤다.

이 시기를 즈음해 하정우는 충무로의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으며, 최근 영화 '백두산'의 흥행도 이끌고 있다.

▶이와 비슷한 구도가 2020년 연초 영화계에 만들어진다. 역시 황금 시즌인 설연휴 극장가에 배우 이성민 주연 영화 2편이 함께 걸리는 것.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1월 22일 개봉한다. 그리고 같은 날 영화 '미스터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주)가 개봉한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성민은 '박통' 역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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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통' 역 배우 이성민, 박정희 전 대통령. 네이버 영화, 매일신문DB

실제 현대사 속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1979년 10월 26일 암살한(10.26 사건) 박정희 대통령을 모티브로 하는 인물이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모티브로 하는 김규평 중앙정보부장 역은 배우 이병헌이, 이전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모티브인 박용각 중앙정보부장 역은 배우 곽도원이,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 모티브의 곽상천 대통령 경호실장 역은 배우 이희준이 각각 맡는다.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이 벌이는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이성민이 연기하는 박통이다.

미스터주에서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로 분한다. VIP 경호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곤 온갖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겪는 유쾌한 에피소드의 중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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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통' 역 배우 이성민. 네이버 영화

▶이성민이 출연하는 두 작품의 뉘앙스도 2년 전 하정우의 두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웹툰 원작의 온 가족이 즐길만한 감동 스토리였다. 1987은 이름 그대로 1980년대 현대사를 되새기는 진지한 작품이었다.

비슷하게도, 남산의 부장들은 1987보다 10년 앞선 1970년대 현대사의 결정적 사건을 다시 불러낸다. 미스터주는 역시 신과함께-죄와 벌처럼 온 가족이 가볍게 보고 웃을만한 작품이다.

▶이에 이성민의 필모그래피도 한층 풍성해질 전망.

우선 남산의 부장들은 '변호인'(2013), '공작'(2018) 등에서 이어지는 이성민의 현대사 영화 컬렉션이 된다.

변호인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호한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부독련 사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이성민은 사건 변호를 맡은 송우석 변호사(배우 송강호 분)를 돕고 부조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부 기자 이윤택을 연기했다. 또 공작에서는 리명운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 역을 맡아 열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남북관계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바라볼 수 있게 해줬다. 또 90년대 말 IMF 이후 벌어진 론스타 게이트를 다루는 '블랙머니'(2019)에는 최용욱 검찰총장 역으로 특별출연했는데, 이를 통해 작금의 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검찰총장 연기 이력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역시 매력적인 현대사 인물인 박정희 대통령 모티브의 박통을 남산의 부장들에서 연기하는데, 관객들은 과거 '제X공화국' 류 드라마에서나 접했던 박정희 대통령을 이성민이 어떻게 재해석했을 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70년대), 변호인(80년대), 공작(90년대) 순으로 20세기 현대사를 주행하는 필모그래피도 만들게 된다.

배우 이성민이 출연한 영화
배우 이성민이 출연한 영화 '변호인'(왼쪽 위) '바람 바람 바람'(오른쪽 위) '공작'(아래). 네이버 영화

또한 미스터주는 이성민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시켜 줄 또 하나의 작품이 될 지에 기대가 향한다. '로봇, 소리'(2016)에서처럼 단독 주연을 맡아 능히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존재감과, '보안관'(2017)과 '바람바람바람'(2018) 등에서 보여준 이성민 식 '아재' 코미디를 미스터주에서는 종합해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성민은 최근 매년 2, 3편은 주연으로든 조연으로든 특별출연으로든 꾸준히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어둡고 무거운 배역/밝고 쾌활한 배역 또는 악역/선역 가리지 않고 이를 '단짠단짠' 식으로 번갈아 보여왔는데, 이번 설 연휴엔 둘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한편, 이성민의 올해 나이는 53세이다. 1968년 경북 봉화 출생. 경북 영주와 대구, 서울 등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했다. 이어 2000년대부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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