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내우외환...'여객기 격추' 항의 시위 확산, 트럼프·트뤼도 등 압박 가중

"정부가 우리의 적은 미국이라고 거짓말"…온라인선 최루가스 영상 유포
트럼프, 이란 향해 "시위대 죽이지 말라" 거듭 경고
트뤼도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 묻겠다"

12일 (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쥐스탱트뤼도 총리(가운데) 등 참가자들이 묵념을 올리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12일 (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쥐스탱트뤼도 총리(가운데) 등 참가자들이 묵념을 올리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서로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서로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군부 등 지도층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국내 시위가 확산하고 미국, 캐나다 등의 압력이 가중되는 등 내우외환에 빠져들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샤히드 베헤슈티공대에 학생 수백명이 모여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했고 테헤란의 한 대학교 주변에 수십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시위 참가자들은 "그들(정부)은 우리의 적이 미국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며 반정부 구호를 연호했다.

이란 매체는 집회가 평화적으로 해산했다고 보도했지만 온라인에는 자욱한 최루가스와 옷으로 코와 입을 가린 시위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

여객기 격추 항의 집회는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온라인에는 타브리즈, 시라즈, 케르만샤에서 열린 여객기 격추 항의 시위의 모습이라며 집회 사진 여러 장이 유포됐다.국영 TV 진행자 2명은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한 잘못된 보도에 항의하며 사임했고, 이란 매체들도 1면에 '수치스럽다', '믿을 수 없다' 등 제목을 달아 반발했다.

이란 정부는 여객기 격추가 불러온 역풍 차단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희생자 유가족을 지원하는 직통전화(핫라인)를 개통했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가족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이란 외무부가 쉬는 날 없이 24시간 응대하는 핫라인을 개설했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대민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데다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고 평가받는 이란 정부가 이같이 신속히 대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란 지도자들을 향해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이미 수천 명이 당신들에 의해 죽거나 투옥됐고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압박했다.

또 쥐스텡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희생된 캐나다 국민 57명을 위한 추모 기도회에서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012년 이후 이란과 단교 중인 캐나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란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11일 당국자 3명이 이미 이란으로 갔으며, 14일에 8명이 추가로 출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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