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작스럽게 조절되지 않는 당뇨, 원인은?

당뇨병 환자는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면 갑작스럽게 혈당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항상 진료 시 의사에게 병력을 미리 알리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면 갑작스럽게 혈당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항상 진료 시 의사에게 병력을 미리 알리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희(가명·72) 할머니는 최근 입이 많이 자주 말라 기력도 없고 살이 빠지는 등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다. 원래 당뇨병을 앓던 할머니는 약 복용 후 혈당 조절이 잘 되었지만 최근 검사 상 400 이상의 고혈당 소견을 보였다. 다행히 다른 피 검사상 이상은 없지만 고혈당으로 증상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알렸다. 갑작스럽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이유를 함께 고민해 보았다.

당뇨병 환자는 통상 스테로이드 치료 후 혈당이 갑작스럽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 혹시 관절 치료 받으신 적 없는지 여쭤보니 할머니는 최근 허리가 아파 주사를 몇 차례 맞았고,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할머니가 가져온 약에는 경구용 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되어 있었고, 허리 주사에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로이드제는 혈당 상승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약제로 여러 가지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기 때문에 환자도 모르게 처방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항상 진료 시 의사에게 병력을 미리 알리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테로이드제가 자주 쓰이는 질환, 부작용 및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스테로이드제'는 코르티솔(cortisol) 같은 호르몬의 기능을 모방한 합성 약제를 뜻한다. 코르티솔은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항염증·항알레르기 작용을 한다. 스테로이드만큼 빠르고 확실하게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환자들은 어떤 질환에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는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먼저 정형외과·신경외과 중 관절염·허리통증·근육통에 많이 사용된다. 중증의 알레르기성·염증성 피부 질환(피부과 진료)뿐만 아니라 기관지 천식·알레르기성 비염(호흡기 내과·이비인후과 진료)과 포도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안과 진료)에서 스테로이드제가 치료 약제로 사용된다.

스테로이드가 포도당 항상성에 끼치는 효과는 매우 복잡하며 아직 완벽하게 이해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 간에서의 당신생 증가 뿐만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 및 생산 장애들이 스테로이드가 고혈당을 일으키는 기전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작용 효과는 일반적으로 약물이 체내에서 활성을 유지하고 있는 기간 동안 지속된다. 지속 시간은 약물 투여방법(경구 투여, 정맥 주사, 근육 또는 관절에 주사)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경우는 복용 중지 후 48시간 안에 사라진다. 정맥용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경우는 즉시 흡수되고 종류에 따라 8~54시간 약효가 지속된다. 근육, 관절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 경우는 현탁액 상태로 주사하여 흡수가 더 느리고 더 오랜 시간 동안 혈당 상승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1회 투여한 주사로 4~5주 동안 혈당치가 상승 할 수 있다.

최윤정 과장
최윤정 과장

스테로이드제는 강하고 빠른 효과 때문에 '마법의 약'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확한 용량과 투여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당뇨 전 단계 환자는 치료 후 고혈당이 발생하므로 집에서 혈당 검사를 자주 하고 식이 요법을 지키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등 집중적인 자가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혈당치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혈당강하제 증량이나, 인슐린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질환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기 전에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도움말: 대구 척척병원 내과 최윤정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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