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A(32) 씨는 지난 22일 전세를 구하러 대구 수성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찾았으나 기존 세입자가 "집을 보여줄 수 없다"며 집 방문을 거절해 헛걸음을 했다.
수성구의 한 중개사무소 소장은 얼마전 전세 집을 둘러보기로 했던 B(53) 씨가 "남의 집을 방문하는 게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하는 바람에 계약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대구 부동산 시장마저 삼켜버렸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외부인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매매 상담은 자취를 감췄고 거래도 뚝 끊기다시피했다.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매도나 전세 의뢰자들이 집 문을 걸어잠근채 평면도나 사진 보고 계약하라거나 지금은 안 되니 나중에 오라며 매물을 회수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가뜩이나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매수·매도자가 눈치보기 중이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그나마 기대했던 '봄 특수'마저 사라져 버렸다고 한탄한다.
중구의 한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5월 결혼 수요가 많아 2월은 전세를 시작으로 해 물건이 쏟아져야하는 데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2월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이달 들어 단 한 건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아예 휴무에 들어간 부동산중개사무소도 눈에 띄었다.
26일 찾은 수성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는 문을 열어놨으나 관계자는 "이번주들어 방문자가 없어 개점 휴업 상태"라며 "전화 문의도 거의 없다"고 했다.
달서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면서도 "(감염우려 때문에)누가 들어올지 되레 겁이난다"고 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시지부 성석진 지부장은 "그야말로 폭격을 맞은 상태"라며 "대구의 5천개 중개사무소 중 지난 주말부터 많은 사무실이 문을 닫다시피했고 '못살겠다'는 회원들의 하소연 전화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성 지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협회가 주도하는 회의, 교육을 잠정 연기했다"며 "당분간 거래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협회 차원의 마땅한 대책도 없는 상태"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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