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른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의 교민사회가 공포에 휩싸이면서 크게 동요하고 있다. 많은 교민이 생업으로 삼는 관광업쪽 일감이 사실상 끊긴 데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커지자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집단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로마와 밀라노 소재 이탈리아한인회는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 운항을 위한 수요조사에 들어갔다.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조사는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한인 중 조속한 귀국을 희망하는 대략적인 인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임시 항공편 운항 방안은 대한항공 측이 상업적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인원(최소 200명 이상)이 모이면 특별기를 띄울 수 있다는 의사를 한인회에 전달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탑승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달한 인원은 230여명 규모로 집계됐다. 특별기가 운항 가능한 최소한의 인원은 확보한 셈이다. 특별기는 오는 21일이나 22일 로마 또는 밀라노를 떠나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다.
전체 5천명 규모인 현지 한인사회는 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 상황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날 현재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7천980명, 누적 사망자 수는 2천158명에 이른다.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루 기준 신규 확진·사망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민들을 더 큰 공포로 몰아넣는 것은 현지 의료 사정이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의료시스템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현지 TV에선 병원 집기류를 치운 공간에 간이 침상을 배치한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장면도 나오고 있어 교민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병실과 의료진, 의료장비 등의 부족으로 지병을 가진 일정 나이 이상의 고령자는 치료 우선순위에서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프랑스의 교민과 유학생 사회에도 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국제대학촌의 한국관 거주 학생들을 포함해 국제대학촌 학생 전원에게 귀국이나 귀가를 권고했고, 한국 교포나 유학생들은 급히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프랑스한국교육원과 유학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권고에 따라 파리국제대학촌 본부는 각국관에 공문을 보내 입주 학생들의 귀국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 출신 유학생과 외국인 학생 등 총 230명이 거주하는 한국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리의 한국 교민들이나 유학생들은 프랑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자 계획을 접고 급히 귀국 일정을 알아보거나 생필품과 식료품을 사러 슈퍼마켓을 전전하며 불안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다. 파리에서는 사재기 기류가 일면서 슈퍼마켓의 대기 줄이 길어지고 휴지와 파스타 등 생필품과 식료품이 동나는 일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
파리 교민사회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부랴부랴 대책들을 내놓는 것에 대해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이에 따라 귀국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한국행 항공편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항공사들과 주프랑스한국대사관 등에 폭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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