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다는 교육부 발표 이후 공교육이 학생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정이 촉박해 공교육이 결국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달 31일 교육부는 '신학기 개학 방안'을 발표하면서 원격교육 플랫폼 선정·테스트, 교원 연수를 통해 온라인 개학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고개를 젓고 있다. 수업 기기가 턱없이 부족하고 관련 시스템 구축 일정은 촉박하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을 원활하게 실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에서 EBS 시청과 과제물을 수업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학교 수업이 온라인에서 그대로 실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자 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는 '차라리 사설 강의를 듣는 편을 택하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푸념도 나온다. 특히 고3 등 입시를 목전에 둔 수험생들은 학교가 제공할 수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3 학부모 윤모(46) 씨는 "사실 수능만 생각한다면 강사를 비교, 선택할 수 있는 학원 인터넷 강의나 EBS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학교 온라인 수업은 장비나 교사 역량에 따라 강의의 질이 크게 좌우될 것이다. 학교 계획만 믿고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학원가에서도 교사들이 온라인 전문 강사와 경쟁에서 뒤처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 강의 업체들은 수업 시나리오를 짜고 농담, 분필 던지는 대목까지 정해놓는 등 원격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계속 해왔다"며 "교사 자질이 문제라는 게 아니다. 인터넷 강의 업체들은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이를 학교가 못 따라가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교직 사회에서도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7~29일 전국 고교 교원 9천6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규 수업 대체는 어렵다'는 교원이 45.7%에 달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교사가 자신의 수업 영상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거나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EBS, e학습터 등의 교육 자료를 수업에 활용하는 등 수업의 질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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