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대구경북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리 도시, 대구는 일순간 잠에 빠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 시민의 삶은 조금씩 깨어났지만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복지시설은 여전히 숨죽인 채 바깥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암흑의 시간'은 좀처럼 끝 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들려오는 소식은 '어느 노인 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더라,' '어떤 노인 병원에서 몇 명이 세상을 떠났다더라.'는 우울한 소식뿐이었다. 전염병이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19 공포와 장기격리에 쓰러질 것 같은 시간이었다.
예술치료 중점 노인복지센터인 '에코랜드 노인주야간보호센터'(대구시 달서구) 관계자는 "코로나가 물러나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며 도시가 마치 잠에 빠진 것 같았던 지난 2달 동안, 다가올 '어버이 날 선물'을 노부모들이 직접 준비하기로 했다.
'아들아 딸아 힘내라!- 희망의 꽃을 만들어 보낼게'를 주제로 준비한 어버이날 선물은 신체기능과 인지기능 유지를 위해 노인들이 이 센터에서 실시한 예술치료 수업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 만들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98세, 90세, 89세, 88세, 77세, 75세, 73세, 65세 어르신들이다.
'어버이 날'이면 으레 노부모들이 젊은 자식들의 절과 선물을 받는다. '에코랜드 노인주야간보호센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해는 노부모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젊은 자식들'과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종일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손자손녀들을 격려하기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자식들은 부모님들이 직접 만든 예술작품도 감상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부모님이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안심'도 챙길 수 있다.
노인들이 이번에 만든 '어버이 날 선물'은 '희망의 꽃' '꿈의 나비' '행복한 집-추억의 우리 가족이야기' 등이다. '행복한 집'은 우유팩에 물감으로 색칠을 해 만든 예쁜 집에 자식들의 어린 시절 모습, 손자손녀들의 모습, 젊은 시절 자신들의 사진을 붙여 만든 '우리 가족 추억이 있는 작은 집'이다.
'에코랜드 노인주야간보호센터' 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만든 '어버이 날 선물' 중 일부는 자녀들의 집으로 '어버이날 선물'로 배달하고, 나머지는 이 센터 건물 복도에 6개월 동안 전시해 일반 시민들과 가족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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