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비, '젊은 꼰대'의 표상이 되려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엠넷
엠넷 '아이랜드' 2회에 출연한 비의 모습. 엠넷 유튜브 캡쳐

엠넷의 새 신인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에는 지코와 비가 대표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아이랜드' 2회를 보다가 비가 연습생들 앞에 등장했다. 비는 "저는 대외적으로 프로듀서지만 아주 친근한 형이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러고나서 비가 "그냥 형이 말 놓을게"라고 하는 순간 난 채널을 돌려버렸다.

채널을 돌리게 만든 불편함은 2017년 KBS에서 비가 MC로 진행했던 '더 유닛'의 한 장면이 생각나서였다. 비가 '더 유닛'에서 미션 1위로 뽑힌 출연자들과 자신의 노래 '깡' 합동 무대를 연습할 때였는데, 전날 안무가 합이 잘 안맞았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비가 눈물 쏙 빠지게 혼을 내는데 "집에 일찍 가고 싶어? 그럼 연예인을 하지 마. 가수를 하지 마"라며 호통을 친다.

난 이 장면이 보는 내내 불편했다. 지적을 할 때는 언성이 높아지더라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게 맞다. 그런데 비는 여기서 "집에 일찍 가고 싶어?"라고 호통쳤다. 이 모습은 마치 '꼰대'라 불리는 어르신들이 "요즘 애들은 나약해 빠졌어"라고 혀를 차는 모습과 오버랩됐다. 게다가 준비하는 무대가 그 유명한 '깡'이라는 사실과 합동 무대가 KBS '뮤직뱅크' 무대처럼 상징성있는 무대가 아니라 '더 유닛' 말미에 그냥 붙는 무대라는 사실까지 생각하면 '비가 저렇게까지 호통 칠 자격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했었다.

그랬던 모습을 기억한 나는 비가 '아이랜드'에서 "친근한 형이고 싶다"며 "그냥 형이 말 놓을게" 하는 순간 '더 유닛'에서 호통치는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는 '아 저렇게 이야기하고서는 노력 어쩌구 하면서 호통치겠구나'하는 생각에 더 이상 지켜보기가 불편해졌다. 이 불편함은 비가 '아이랜드' 3회에서 "지금 잠이 오니?"라는 호통을 시전하면서 더더욱 가중됐다.

'아이랜드'를 지켜보면서 '비는 크게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흐름의 변화에 적응 못해 망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최근 광고에 나오는 비의 모습도 자신이 만든 '깡'이 그렇게 조리돌림 당하는데도 자신의 무뎌진 감각에 반성했다기 보다는 '물 들어왔으니 노 젓자'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아직도 화려한 조명이 자신을 감싸는 줄 아는 것 같다.

비의 능력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아이랜드'에서 연습생들에게 원포인트로 콕 집어서 노래와 춤을 고쳐주는 모습을 보면 가수로서의 기술적 능력 자체는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서 자신이 시대를 받아들이는 감각은 그의 스승인 박진영보다 더 뒤쳐져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자꾸 하게 된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와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음에도 일부 주유소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가격 변동을 ...
한 네티즌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20개 쌓여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며 택배 기사와 소비자 간 배려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