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려견 건강을 생각한다면 개껌은 주지 말아야"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씹는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개가 삼킬 수 없는 큰 사이즈의 개껌을 권한다"

개껌의 원료는 대부분 소가죽이며 탈색과 살균공정을 거쳐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시판되고 있다. 가격도 대부분 저렴하다. 하지만 딱딱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개가 급하게 먹으면 식도와 장폐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간식이기도 하다. 식탐이 강하고 빨리 삼키려는 경향이 있는 반려견을 돌보는 보호자의 주의가 요하는 부분이다. 픽사베이
개껌의 원료는 대부분 소가죽이며 탈색과 살균공정을 거쳐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시판되고 있다. 가격도 대부분 저렴하다. 하지만 딱딱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개가 급하게 먹으면 식도와 장폐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간식이기도 하다. 식탐이 강하고 빨리 삼키려는 경향이 있는 반려견을 돌보는 보호자의 주의가 요하는 부분이다. 픽사베이

반려견 까미가 나흘 이상 기침하며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보호자는 까미가 급기야 기력마저 확연히 떨어졌다며 내원했다. 물과 음식을 제대로 못 먹어선지 며칠새 살도 빠졌다고 한다. 까미는 평상시 까미는 활동성 많고 식탐도 남다른 건강한 개였다.

X-ray 검사에서 까미의 흉부에 이물질로 추정되는 소견(윗사진 붉은 원)이 관찰되었다.보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 X-ray 조영촬영이 이루어졌다, 조영촬영 결과 흉부식도내 흰색의 조영제가 정체되었고 흉부 식도내 이물로 인한 폐쇅이(아랫사진 화살표부위의 어두운 부위)이 진단되었다.(탑스동물메디컬센터)
X-ray 검사에서 까미의 흉부에 이물질로 추정되는 소견(윗사진 붉은 원)이 관찰되었다.보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 X-ray 조영촬영이 이루어졌다, 조영촬영 결과 흉부식도내 흰색의 조영제가 정체되었고 흉부 식도내 이물로 인한 폐쇅이(아랫사진 화살표부위의 어두운 부위)이 진단되었다.(탑스동물메디컬센터)
작은 동물의 내시경검사는 사람보다 훨씬 작고 정밀한 직경의 내시경이 요구된다. 마취 상태에서 까미의 흉부 식도내 이물을 확인(아래 좌측)하고 내시경 포셉을 이용해 이물을 견출하는 과정 (아래우측). 윗사진은 내시경이 삽입되어 이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있다.(탑스동물메디컬센터)
작은 동물의 내시경검사는 사람보다 훨씬 작고 정밀한 직경의 내시경이 요구된다. 마취 상태에서 까미의 흉부 식도내 이물을 확인(아래 좌측)하고 내시경 포셉을 이용해 이물을 견출하는 과정 (아래우측). 윗사진은 내시경이 삽입되어 이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있다.(탑스동물메디컬센터)

이에 엑스레이(X-ray) 검사를 했더니 까미의 흉부에 이물질(윗사진 붉은 원)이 관찰됐다. 보다 정확한 감별 진단을 위해 X-ray 조영 촬영이 이뤄졌다. 촬영 결과, 흉부 식도 내 흰색의 조영제가 정체됐고, 이물로 인한 폐색이(아랫사진 화살표부위의 어두운 부위)이 발견됐다. 개가 큰 이물질을 단숨에 삼켜버리면 흉부 식도 내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흉부식도 폐색이 발생하게 된다. 식도 폐색이 심할수록 음식물을 넘기기 어렵고 심하면 물조차 삼킬 수 없게 된다.

흉부 식도에 이물질이 정체되면 일차적으로 기침과 호흡 불안이 나타나며, 구역질을 반복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흉부 통증은 줄어들지만 물과 음식을 여전히 먹지 못해 체력이 급속히 악화된다. 점차 식도 점막의 염증과 괴사가 진행되면 흉부 식도가 파열되며 흉강 내를 급속히 오염시키게 된다. 치료하기 어려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까미의 식도를 관찰했더니, 이물질이 개껌으로 추정됐다. 이에 내시경 포셉을 이용해 ⅔ 이상은 견출해 구강으로 제거하고 나머지는 위로 내려보냈다. 개껌 제거 후 식도 점막을 다시 한번 세척하고 검사했다. 다행히 유착된 점막에서 소량의 출혈은 발생했지만 심각한 감염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까미는 다음날 퇴원했다. 보호자에게는 5일 정도 식도를 자극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유동식을 소량씩 나눠 급여시킬 것 을 당부했다.

시중에는 개껌이 넘쳐난다. 저렴한 원가 탓에 사은품으로 나눠주기도 한다. 소가죽을 탈색시키고 살균시켜 오랫동안 유통되는 개껌이 건강식품이라 보기는 어렵다. 반려견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개껌은 주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반려견의 씹는 즐거움을 꼭 챙겨주고 싶다면 개가 삼킬 수 없는 큰 사이즈의 개껌을 추천한다. 개껌의 목적은 먹는 간식이 아니라 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호성이 좋고 쉽게 삼킬 수 있는 개껌일수록 반려견에게는 더 위험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까미의 흉부 식도에서 내시경으로 제거한 개껌 (1.5cm *3cm) (아래사진), 2kg의 소형견 까미에게는 심각한 위협이었다. 흉부 식도에 정체된 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식도 점막과 유착되기 시작한다. 까미의 경우 유착된 식도 점막에서 소량의 출혈은 발생하였지만 심각한 감염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윗사진) (탑스동물메디컬센터)
까미의 흉부 식도에서 내시경으로 제거한 개껌 (1.5cm *3cm) (아래사진), 2kg의 소형견 까미에게는 심각한 위협이었다. 흉부 식도에 정체된 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식도 점막과 유착되기 시작한다. 까미의 경우 유착된 식도 점막에서 소량의 출혈은 발생하였지만 심각한 감염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윗사진)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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